[성현아] '올여름 쉴틈 있을까요?'
기사입력 1998년 05월 13일 14시 28분
탤런트의 유명세는 길거리를 걷다 보면 금세 드러난다.
잘 생기거나 예쁜 신세대 배우들이 지나간다 싶으면 주위의 청소년들이 새까맣게 몰려 든다.
성현아(23)도 한때는 그랬다. 길을 가다 10대 팬들에 둘러싸여 꼼짝달싹 못했던 적도 여러번.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30∼50대의 아줌마들이 그녀를 붙잡고 말을 붙이고 간혹 중년의 아저씨도 그 사이에 끼어 있다.
성현아를 매일 안방으로 들이미는 MBC TV 일일극 `보고 또 보고'(극본 임성한 연출 장두익)가 그녀의 팬층을 바꾸고 있다. 극중 세침떼기 여의사 승미로 나오는 그녀에게 관심을 갖는 성인층이 부쩍 늘어난 것.
"길 가던 아줌마가 그러시더라구요. 불쌍하다고, 다시 한번 용기를 내라고."
극중 김지수(은주)에게 따귀를 맞고 팔이 비틀리는 무차별 폭력(?)을 당한 후 성현아 쪽으로 동정표가 몰리고 있다. 이런 여론은 극의 흐름도 바꾸어 놓을 기세.
실제로 지난주부터 성현아의 뒤집기가 시작됐다. 정보석(기정)의 여자친구가 은주라는 사실을 안 뒤 성현아의 반격이 매섭게 펼쳐지고 있으며 자연스럽게 그녀의 극중 비중도 커지고 있는 상태.
처녀 출연하는 일일극이어서인지 초반에는 적응이 쉽지 않았지만 이젠 제법 재미가 붙었다. 극중 엄마 박원숙의 `능청연기'에 터진 웃음보는 장감독의 불호령에도 쉽게 닫히지 않는다.
"박원숙 선배님과는 진짜 모녀간이나 다름없어요. 늦은 시간까지 촬영할 때도 끝까지 남아 연기하는 모습을 모니터링해 주실 정도예요."
일일극을 계기로 그녀에게선 종전의 푼수 이미지 대신 지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이로 인해 영화쪽에서는 커리어우먼 배역을 비워 놓고 그녀에게 연신 손짓을 해대고 있다. 이미 `선물'(감독 김영준)에 컨설턴트 지연역으로 출연하기로 했으며 다른 3∼4편의 영화와도 협의 중이다.
"틈만 나면 비디오를 틀어요. 쉬는 날이면 2∼3편은 보통이죠. 남의 연기를 관찰하는 것보다 더 좋은 연기공부는 없다잖아요."
연기공부 외에도 쉴새 없이 운동으로 `몸 만들기'를 하고 있는 걸 보면 올 여름 성현아의 스케줄은 유난히 빡빡해질 것 같다.
[서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