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영규] '고개숙인 샐러리맨의 슬픔'
기사입력 1998년 05월 13일 14시 28분
구조조정과 정리해고의 시대에 사는 요즘 샐러리맨들의 비애를 절절하게 그린 노래가 등장해 30, 40대 회사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고 있다.
중견 가수 백영규(46)가 작사 작곡해 직접 노래한 `종복이의 하루'가 바로 화제의 곡.
"오늘도 옆자리 동료가 회사를 떠났다/떠나야만 했다/그 누가 그를 떠나게 만들었나/황량한 겨울역에 나 홀로 서 있는 그런 마음을 누굴 기대어 위로 받을까/오늘도 습관대로 발걸음, 술집을 향해 가네…."
날이 갈수록 야속하고 살벌하게 느껴지는 사회생활에 힘겨워 하는 회사원들의 심정을 담은 노랫말에, 부드러운 모던록풍의 곡으로 듣는 이의 가슴에 절절하게 다가온다.
`종복이의 하루'는 백영규가 최근 발표한 11집 `설국으로 가는 길'의 수록곡. 방송에선 트로트 분위기가 가미된 곡 `잘못된 인연'을 홍보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이 곡이 더 뜨고 있다.
제목에 쓰인 종복이란 인물은 가수 백영규의 인천 동산고교 동창생인 친구 이종복씨(47)란 실제 인물. 세광관세사란 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이씨와 술을 마시다 그의 신세한탄을 듣고 백영규가 즉석에서 노래로 만들게 됐다.
도입부에 버스의 클랙슨과 엔진 소리 등 거리의 소음을 효과음으로 넣고, 정감이 가는 복고적인 록 비트에 맞춰 백영규 특유의 비장한 창법으로 노래했다.
서정적인 분위기의 곡들을 노래해온 백영규는 "오랫만에 공감할 수 있는 노래가 나왔다는 인사를 주위에서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누가 `종복이의 하루'란 노래를 나오게 만들었나 하고 자문하게 된다.
[석광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