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크슛] 전희철 '관악산 산림감시요원'

기사입력 1998년 05월 13일 02시 49분

"산비둘기 넷, 장군바위 앞."

12일 오후 초록이 짙푸른 관악산의 남부 능선.

빨강 모자, 국방색 상의, 청바지 차림에 등에는 이상한 기구를 둘러멘 수상쩍은 청년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연신 무전기에 대고 무언가 암호를 불러대고 있었다.

언뜻 `무장공비'를 연상시킨 이 청년의 정체는 지나가던 20대 초반의 여자 등산객에 의해 곧 드러났다.

"어머! 전희철 선수 아니예요. 맞죠? 희철이 오빠."

이 청년은 이날 처음 관악산 산림감시요원 업무를 시작한 프로농구 동양 오리온스의 `에어' 전희철(25．1@98)이었다.

11일 동양의 팀메이트인 박준영 허남영과 함께 과천시청에 배속돼 12일부터 `관악산 감시'에 나선 전희철의 주업무는 산불방제, 산림훼손 및 취사행위 단속, 자연정화(쓰레기 수거) 등.

오전 9시까지 과천시청에 출근, 점호를 받은뒤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꼬박 8시간 동안 산을 누벼야 한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심신정화도 하고 크로스컨트리로 체력강화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 아닙니까."

다른 25명의 과천시청 소속 산림감시요원들과 교대 근무를 하게 되는 전희철은 일주일마다 번갈아 관악산과 청계산을 지키게 되는데 오는 16일까지는 관악산에서 그를 만날 수 있다.

[조석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