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일성야구생방송] 장기레이스 팀 분위기가 좌우
기사입력 1998년 05월 12일 15시 15분
"김경기 선수, 요즘 현대가 8연승으로 잘 나가고 있는데 그 이유가 뭡니까"
"네, 우선 이적 선수인 포수 박경완과 2루수 이명수의 활약이 팀에 활력소 역할을 하고 용병 쿨바의 뒷받침도 큽니다. 또 이기는 경기를 하다보니 팀 분위기가 매우 좋습니다."
그렇다.
현대가 잘나가고 있는 이유를 주장인 김경기가 정확히 분석하고 있다.
장기레이스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팀 분위기다.
8개구단은 다소 형편의 차이는 있지만 어느 팀이나 1위도 할 수 있고 최하위도 할 수 있다.
문제는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의욕을 어느팀이 더 많이 갖고 있느냐는 것.
사실 시즌전 예상은 현대가 공격적인 면에서는 전력보강이 잘 됐다고 하나 김홍집 안병원 두 투수의 합류가 5월 중순쯤이고 3루수 김경기와 1루수 쿨바의 수비위치 변동이 약점으로 분석돼 시즌 초반 다소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는데 빗나가고 말았다.
현대 8연승을 좀더 자세히 뜯어 보면, 생각지도 않았던 고졸 신인 김수경이 상대팀 에이스를 상대로 2승을 올려준 것이 무엇보다 크다.
이외 강점은 선수들 스스로가 움직이는 야구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현대는 투수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격력이 떨어져 팀운영을 벤치에 의존 할수 밖에 없었다.
야구는 확률의 경기다.
1회부터 9회까지 항상 득점을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어야 상대에게도 부담을 주고 팀은 이길 수 있다는 의욕을 갖게 된다.
실제로 지난해 현대는 1번∼5번은 득점의 가능성을 갖고 있었으나 6번∼9번은 득점의 가능성이 적어 상대가 9번의 득점기회를 갖고 있다면 현대는 5∼6번의 기회밖에 없었던 셈이다.
자연히 벤치의 작전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는데 올해는 오히려 김경기 이명수 박경완등이 하위 타순에 포진, 어느 타순에서도 득점이 가능해졌다.
자연히 김재박 감독은 선수들 스스로 경기를 풀어갈 수 있는 기회를 줌으로써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야구를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사인이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 수동자세는 버려야 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