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태] 온몸 흔들흔들 '전위 예술가'
기사입력 1998년 05월 12일 15시 15분
`튀어야 산다.'
타석에 들어선 타자가 안타를 칠까, 삼진당할까를 생각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독특한 타격폼은 또다른 볼거리.
롯데 타자들 중 가장 별난 자세는 `전위예술가' 박정태.
발을 디뎠다 들었다, 방망이를 잡았다 놓았다, 휘휘 돌리다가 공이오면 여차없이 때린다.
다른 선수들은 박정태처럼 흔들어대면 정신집중이 안된다고 말하지만 그는 색다른 변명을 늘어놓는다.
"타격에 리듬감을 주기 위해서."
아뭏든 박정태가 12일 현재 타율 3할5푼1리로 3위에 랭크돼 있어 할 말은 없다.
톱타자 김대익은 꽁지머리 모양의 고글끈도 일품이지만 스윙이 마음에 안들면 양손으로 방망이를 쥐고 힘차게 문지른다.
주위에서 `방망이에 불낸다'고 야단이다.
`호랑나비' 김응국은 자포자기형.
마음에 들지 않는 공이 들어오거나 헛스윙이라도 크게 하면 아예 방망이를 땅에 놓는다.
잠시 숨을 고른뒤 다시 전방주시.
넉살좋기로 유명한 공필성은 `관망형'.
자신이 생각하기에는 `볼'인데 주심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내리면 씩 웃으며 주심을 바라본다.
또 스윙이나 아까운 볼을 놓치면 포수와 심판을 사이에 두고 큰 원을 그리며 한바퀴 빙 돈다.
신인거포 조경환은 `목석형'이다.
다부진 체격과 과묵한 성격탓인지 연거푸 삼진아웃을 당해도 그자리에서 꼼짝없이 물러나 김용희 감독의 애를 태우기 일쑤다.
[박재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