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홈슬라이딩 '이색상금'
기사입력 1998년 05월 11일 15시 01분
★…`피하면 벌금 100만원, 들이 받으면 상금 10만원.'
삼성 서정환감독（사진）이 이색적인 메리트 시스템을 도입했다.
일반적으로 코칭스태프가 선수들의 사기 진작 차원으로 내세우는 상금 제도는 안타나 홈런, 삼진 등에 관한 것이었다.
하지만 서감독의 상금제도는 독특하기 그지없다.
3루를 거쳐 홈인하는 주자가 슬라이딩으로 포수의 송구를 교묘히 방해하거나 공을 뒤로 빠뜨리게 해, 다른 주자들을 한베이스씩 더 보내면 상금 10만원을 준다는 것.
반대로 벌금은 가혹하다.
충분히 세이프될수 있다는 생각에 주자가 선채로 홈에 들어오면 1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뻗뻗이 서서 들어올 경우 부상의 위험이 높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몸을 던지는 허슬 플레이야말로 프로 선수의 생명이라는 점.
서감독이 이런 벌금제도를 시행하게 된 계기는 OB 정수근과 해태 김창희의 대조적인 플레이를 보고나서부터.
지난 7일 정수근은 홈으로 질주하며 LG 포수 김동수와 온몸으로 충돌, 비록 아웃되기는 했지만 몸을 사리지 않는 진정한 프로다운 모습을 선보였다.
그로 인한 팀의 사기 진작은 부수 효과.
반면 김창희는 지난 9일 한화전서 충분히 세이프될수 있는 타이밍인데도 포수와의 충돌을 피하려다 홈을 밟지 못해 루의 공과（空過,그냥 지나침）로 아웃, 역전 기회를 날려버리고 말았다.
평소 화끈한 `육탄 플레이'를 선수들에게 주문해온 서감독은 즉시 `정수근식 파이팅'을 요구하며 상금제를 도입하게 됐다.
앞으로 홈으로 달려드는 삼성 주자들을 맞는 7개구단 포수들은 보호대를 하나씩 더 차야 할 입장이다.
[부산＝함용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