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박감독] 자신감 키워주기등 인간미 '물씬'
기사입력 1998년 05월 11일 15시 01분
무뚝뚝한 표정에서 일순 입주위에 살짝 지어지는 가느다란 웃음은 "참, 천진난만한 면이 있는 사람이구나"하는 생각을 누구에게나 갖게한다.
최근 김감독에게서 그런 미소가 사라졌다.
지난 96년 지휘봉을 잡은 이후 2번째 7연승으로 1위를 내달리며 생긴 변화.
잔잔한 미소는 대신 `함박 웃음'으로 바뀌었다.
`벼락출세한 사람은 화장실에서 수도꼭지를 틀어 놓은 채 웃는다'는 우스개처럼 터져나오는 웃음을 좀체 참기 힘든 모양이다.
김감독의 여유는 팀운용과 작전에서 물씬 배어나온다.
김감독은 지난 9일 잠실 OB전부터 2경기 연속 간판 박재홍을 선발 라인업에서 뺏다.
지난 7일 청주 한화전에서 왼쪽 팔꿈치에 사구를 맞은 터라 "팀성적이 좋은데 무리시킬 필요없다"는 것.
왼쪽 발목부상으로 17일간 2군에 머물던 이숭용의 "제발 빨리 합류시켜달라"는 애처로운 통사정에도 "다 나은 뒤에 오라"며 매몰차게 물리치다 지난 7일에야 1군에 등록시켰다.
불안하기 짝이 없는 마무리 조 스트롱은 위기때면 어김없이 내보내 자신감을 키워준다.
도루 성공（4개）보다 실패（7개）가 더 많은 톱타자 전준호가 주자로 나가면 작전을 걸기보다 "마음껏 뛰라"며 내버려둔다.
오늘보다 내일을 생각하는 레이스 운용은 선수들에게 서로간의 믿음, 동료를 위한 배려, 자기에 대한 자신감 등을 심어준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현대보다 앞으로의 현대가 더 무서울는지 모른다.
[김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