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복부단장] '이제야 고향친구들 볼 면목서요'
기사입력 1998년 05월 11일 15시 01분
"이제야 고향 사람들을 뵐 면목이 선 것 같아요".
지난 10일 삼성에 짜릿한 1대0 승리를 거둔 대우 안종복 부단장（45）은 어둠의 긴 터널을 뚫고 나온 듯 환한 미소를 지었다.
악몽의 속초 3연패. 9일밤엔 승부에 대한 중압감으로 한숨도 잠을 못 이뤘다.
그러나 삼성을 꺾고 2년만에 속초에서 첫 승리를 맛본 안부단장은 주체할 수 없는 기쁨에 역시 잠을 이루지 못했단다.
속초는 안부단장이 태어나 중학교때까지 유년시절을 보낸 고향이다.
94년 대우축구단 부단장으로 취임한 후 속초에서 심심찮게 프로축구 경기가 열릴 수 있었던 것도 안 부단장의 영향력이 컷던 게 사실.
그러나 대우에게 속초는 기억하고 싶지않은 악몽의 땅이었다.
속초에서 게임만 하면 번번히 참패 했기 때문.
96년 5월 SK（당시 유공）와 속초의 첫 프로경기를 가졌지만 결과는 7대2 대패.
또 전남에 5대1로 패했고, 포항에도 1대0으로 맥없이 무너져 3연패.
안부단장의 체면은 말이 아니었다.
작년에는 속초시측의 끊질긴 구애에도 불구하고 아예 고개를 돌려버렸다.
"이번에도 지면 앞으로 속초에는 절대 안 오겠다"라는 비장한 각오로 2년만에 찾은 고향.
90분을 숨죽이며 경기를 지켜본 안부단장은 승리가 확정되자 비로소 굳었던 얼굴을 폈다.
[속초=최성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