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룡대리] '넘치는 축구사랑' 협회 입성
기사입력 1998년 05월 11일 15시 01분
축구협회 지원부 송기룡 대리（34）는 붉은 악마 출신이다.
PC통신 축구동호회 회원인 송대리는 사이버공간을 넘나들며 세계축구의 흐름을 파악, 팬들의 의견을 수렴해 실무에 반영하는 축구협회 직원이지만 몇년전만 해도 국가대표 축구팀의 팬에 불과했다.
우연한 인연으로 축구협회 직원이 된 송대리는 요즘 재치 넘치는 아이디어로 협회행사를 빛내곤 한다.
지난 4월1일 한－일전때 전광판에 선수 사진과 프로필을 소개한 것도 그의 아이디어.
그는 2년전만 해도 모 기업에 근무했던 평범한 샐러리 맨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송대리는 축구협회를 찾아가 "PC통신으로 건의한게 있는데 왜 협회가 수용하지 않느냐"며 조목조목 따졌다.
당시 김원동 지원부장（현 프로연맹 부장）은 이 `열성팬'에게 붙잡혀 퇴근도 못하고 곤욕을 치렀다.
"손이 모자라서 그러니 이해해 달라"고 양해를 구했지만 송씨는 "축구협회가 이런걸 해야지 뭘 하느냐"며 오히려 호통을 쳤을 정도.
그러나 김부장은 막무가내인 송씨의 열정에 오히려 반해 버렸다.
축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뜨거운 열정, 그러면서도 합리적인 사고가 엿보이는 이 젊은이야말로 축구협회가 필요로 하는 사람이라고 보았기 때문.
마침내 한달후 송대리는 직장을 버리고 축구협회에 `입성'했다.
송대리는 초등학교 3학년때인 지난 73년 TV중계를 보며 축구에 빠져들었다.
중2때엔 특집방송으로 소개된 독일 분데스리가에 매료되었고 독일 여학생과 펜팔을 하면서 축구전문지 `키커'를 받아볼 정도로 축구광이 됐다.
고려대 입학때 독문학을 전공으로 택한 것도 분데스리가를 통달하기 위해서 였다.
송대리는 요즘 98프랑스월드컵에 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이유는 단 하나.
2002년 월드컵 대회운영에 필요한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서다.
[신향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