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많아진 사구 '우연일까 견제일까'
기사입력 1998년 05월 11일 15시 01분
사구가 쏟아진다.
특히 잘나가는 팀일수록, 방망이가 매서운 팀일수록 두들겨 맞고 있다.
10일 현재까지 치러진 91경기의 게임당 평균 사구는 1.09개.
역대 평균치 0.89개를 훨씬 웃도는 수치지만, 사구가 부쩍 늘어난 최근 두시즌의 기록（96년 1.14개, 97년 1.12개）에 비하면 유별난 정도는 아니다.
다만 사구를 던지고 맞은 갯수가 팀 순위에 따라 뚜렷한 증감분포를 보이는 것이 걱정스러운 부분.
선두권을 쾌속 질주하고 있는 현대와 삼성 타자들이 나란히 17개씩을 맞았고 폭발적인 장타력을 뽐내는 OB가 18개로 가장 많은 사구를 얻었다.
하위권의 쌍방울（7） 롯데 해태（이상 8）보다 두배 이상 얻어맞은 셈.
현대 삼성 한화가 `사구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쌍방울 롯데 해태는 `많이 때리는 구단'으로 드러났다.
언뜻 떠오르는 이유는 많다.
잘나가는 타선에 당연히 상대 마운드의 견제가 늘어나고, 순위가 처져있는 팀 투수들이 전반적으로 컨트롤이 나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몸쪽 공이 꼭 `빈볼성'이라고 의심하는 것도 과민한 반응.
홈플레이트에 유난스레 바짝 붙는 타격자세가 사구를 유발하는 경우가 적지않다.
그러나 최근 빈볼시비를 벌인 LG_OB, OB_현대전서의 경우나 타격감이 좋은 각팀 중심타자들에게 집중된 사구는 볼썽 사나운 장면이 많았다.
상승세인 타자를 위험천만한 몸쪽볼로 공격하는 전략은 동업자의식이 부족한 국내 프로야구계의 풍토를 드러내는 일면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승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