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전시] 파리에서 만든 고향의 온돌방
기사입력 1998년 05월 11일 15시 01분
큰물에서 놀겠다며 파리로 향한지 4년. 낯선 객지에서 춥고 외로웠던 탓일까. 조각가 박상숙씨(47)의 근작 `생활방식' 연작은 그녀가 `한국의 집과 가족 관계'에 심취해있음을 보여준다.
예전엔 목재로 인체를 표현, 현대사회의 인간 상황을 구축했다면, 이번엔 인간의 영상이 자취를 감추었으며 재료도 석회석으로 바뀌었다.
암시적이었던 건축적 구조물은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나있으며, 집의 모양, 내부구조까지 등장한다. 거기엔 실제 `온돌'도 등장한다. 히터를 연결해 구들목처럼 열이 나는 `따뜻한' 조각을 선보이기도 하고, 뒷뜰의 우물도 나타냈다. 추울 때 품고 있으면 딱 좋을성 싶은 새알 작품도 여럿 만들었다.
"인간은 환경의 지배를 받기 마련인가봐요. 작가에게는 파리가 큰 자극을 주는 좋은 환경이지만, 객지이다보니 고향의 따뜻한 온돌방을 그리워하게 되더군요."
김세중 청년조각상, 석주미술상, 토탈미술관장상을 수상한 저력있는 작가. 13일부터 27일까지 갤러리현대에서 그녀의 변신을 확신할수 있다. 5년만의 전시. (02)734－6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