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안병기 기수 인터뷰
기사입력 1998년 05월 11일 01시 49분
고운 눈매.
예쁜 미소의 그가 여마（女馬）들의 레이스를 제패했다.
제9회 스포츠조선배 대상경주에서 챔프에 등극한 기수 안병기씨（32）.
그는 지난 93년과 96년에 이어 올시즌에도 우승을 차지해 스포츠조선배 3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청파'는 처음 타는 말이라 부담이 컸는데 너무나 호흡이 잘 맞아 우승을 낚아챘습니다."
그는 그러나 청파의 잔등에 올라 본 적도 없는 데다 강력한 라이벌인 `장자울'과 `대해' 등이 버티고 있어 사실상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단다.
그런데 이날 새벽 처음으로 말에 올랐는데 이 `녀석'의 엉덩이가 씰룩씰룩하며 왠지 뜨거운 열기가 온 몸에 전해지더라는 것.
"은근히 욕심이 나데요."
이날 우승은 최고의 기승술을 자랑하는 기수와 현역 마필중 최고의 스퍼트를 자랑하는 명마가 이룬 합작품이었다.
그는 청파가 후반에 강한 점을 감안, 초반 인코너에 자리를 잡은 뒤 결승선을 300@ 남기고 막판 스퍼트로 `삼천석'을 여유있게 따돌리며 선착했다.
그의 통산 성적은 다승 2위（485승）, 상금 2위（37억8천700만원）.
하지만 대상경주에서는 12차례나 우승을 차지할 만큼 큰 경주에 강해 `대상경주의 사나이'로 통한다.
지난해 10월9일 문화일보 대상경주를 시작으로 호주 페케남컵, 그랑프리배, 올시즌들어 마주협회장배와 스포츠조선배를 차례로 석권, 대상경주 5연속 우승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우승마 `청파'는 지난해 스포츠서울배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일간스포츠배와 페케남컵 경주에서 2착을 한 호주산 5년생 암말.
통산 15전 6승 2착 5회（승률 40％ 복승율 73.3％）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청파의 마주 은희만씨는 "부마（父馬） `더 로저스 포'는 세계 유명 경마대회인 스테익스경주에서 우승을 4회나 한 명마"라고 말하고 "4대 할아버지인 `네이티브 데인저'는 22개 레이스에 출전해 단 한 차례 2착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우승을 차지한 당대 최고의 명마로 1952년과 1954년 `올해 최고 우수마'에 선정됐다"고 자랑했다.
`경마챔프'의 영광과 함께 770만원의 두둑한 상금까지 챙긴 기수 안씨는 "청파의 안장에 다시 앉게 된다면 대상경주 싹쓸이도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강병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