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꼴찌 해태 비상구는?
기사입력 1998년 05월 08일 14시 39분
한국시리즈 9차례 우승을 이끈 `야구명가' 해태가 초반부터 바닥에서 헤매고 있는 가운데 국내 최고의 `명장'이라는 김응용감독 마저 별다른 의욕을 보이고 있지 않아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페넌트레이스가 한달 가까이 진행된 8일 현재 해태의 성적은 7승13패로 최하위.
지난 82년 이후 해태가 5월에 접어들어서도 꼴찌로 처져있기는 처음있는 일이다.
주변에서는 "해태가 벌써 올시즌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억측이 나돌고 있다.
"아직 초반이기 때문에 언젠가 해태의 저력이 살아날 것"이라는 주위의 격려에 김감독은 "올시즌은 정말 힘들다"고 말한다.
`승부사' 김감독이 이제 20여경기밖에 치르지 않고 이처럼 자기팀에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현실을 직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감독은 올시즌 해태전력을 최약체로 평가하고 있다.
타선은 한경기에서 3점을 빼내는 것이 버거울 만큼 빈약하고, 내-외야 수비는 허점 투성이다.
비교적 탄탄하다던 투수진도 막상 뚜껑을 열자 숫적 열세를 절감하며 타력과 함께 도미노식으로 무너져 내리고 있다.
김감독은 뒤늦게 구단에서 외국인 타자 숀 헤어를 영입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
주축타자 이호성을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은 것은 올시즌 보다 내년을 대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김감독은 "내년에도 신인보강이 힘든 형편이다. 팀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선 활발한 트레이드에 의한 세대교체로 체질을 바꾸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감독은 지난해 일본시리즈와 월드시리즈 챔피언인 야쿠르트, 플로리다가 주전급들을 트레이드시켜 리그 최하위로 떨어져 있는 것을 강조한다.
겉으로는 무덤덤한 표정의 김감독이지만 전력보강을 등한시한 구단에 대한 불만이 많다.
과연 김감독이 이렇게 올시즌을 접을 것인지, 아니면 비장의 카드를 빼들지 팬들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김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