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형석] '4전5기' 인간승리
기사입력 1998년 05월 08일 14시 39분
"모델보다는 월드컵대표가 훨씬 낫지요."
월드컵축구팀의 장형석（26．현대）은 요즘도 자신의 `탁월한 선택'이 대견하기만 하다.
만일 모델로 빠졌더라면 월드컵대표는 꿈도 꿀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장형석은 전형적인 모델 몸매다. 1m82, 70㎏.
쭉 빠진 몸매에 엉덩이가 표준치보다 5㎝는 위로 붙은 `롱다리'다.
실제로 그는 성보고를 졸업하던 지난 90년 몇군데서 모델제의를 받았다.
대학진학까지 좌절된 터여서 솔깃하기도 했다. 하지만 축구를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이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단다.
그런 그에게 길을 열어준 사람이 차범근 당시 현대 감독이었다. 그리고 8년이 지난 지금 그는 어엿한 월드컵대표가 돼있다.
그러나 고졸 연습생 장형석이 월드컵대표가 되기까지는 곡절도 많았다.
프로무대 진출 후 치명적인 수술을 한 것만 4차례.
왼쪽 허벅지 부상으로 1년을 꼬박 쉬었고, 왼쪽 무릎은 2번, 왼쪽 어깨에도 메스를 댔다.
팀에선 "아예 방출하자"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기도 했다.
하지만 부상의 터널에서 완전히 빠져나온 96년 그는 수비수로서 5골을 몰아넣으며 `공격하는 수비수'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리고 지난해 9월. 그는 꿈에 그리던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것도 축구선수 최고의 영예라는 월드컵대표.
장형석은 "어렵게 올라온 월드컵 고지를 그냥 내려갈 순 없다"며 프랑스월드컵에서 큰 활약을 다짐했다.
[강릉=최성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