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욱감독] 실직이냐 재계약이냐
기사입력 1998년 05월 08일 14시 39분
올 프로축구 개막대회인 98아디다스코리아컵에서 현대를 정상으로 이끈 고재욱 감독（47）의 직업은 `무직'이다.
물론 구단이나 선수들이나 그를 현대 감독으로 믿고 있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소속이 없다.
작년 12월 계약이 끝났는데도 아직 재게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가 감독직을 수행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는 구단에 대한 신뢰다.
결국 구두약속만 믿고 5개월여동안 법적보장을 받지 못하는 감독을 하고 있는 셈.
또 정종수（37） 최인영（37）코치도 마찬가지 입장.
프로축구연맹에 현대코치로 각각 등록됐지만 현대와는 아무런 계약도 맺지 않았다.
이처럼 현대 코칭스태프가 프로축구 사상 처음으로 전원 미계약 사태에 이른 것은 IMF한파가 원인이다.
경제난 등으로 올해부터 축구단 운영권자가 현대자동차에서 현대중공업으로 바뀌면서 `행정의 연속성'이 무너진 것.
고감독 등은 당초 현대자동차로 부터 올해 재계약시 `축구계 관례'대로 계약금과 연봉을 받기로 했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은 계약금을 중복해 지불하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다는 강경한 입장.
결국 구단은 임시방편으로 코칭스태프에게 작년수준의 임금만을 지급하고 있다.
[이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