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옥] 욕쟁이라면 '내가 원조'
기사입력 1998년 05월 07일 13시 45분
`내가 원조 욕쟁이 할머니.'
탤런트 김영옥(61)이 요즘 SBS TV 일일연속극 `서울 탱고'(극본 윤정건, 연출 이영희)에서 해장국집 할머니로 등장, 욕쟁이 할머니 역을 선보이고 있다.
매회 "내 똥집대로 산다" "자빠져 자라"고 소리질러대는 악역. 손님에게 "손모가지를 콱 분지러놓겠다" "해장국이나 처먹으라"가 다반사다.
그런데 `욕쟁이는 내가 원조'라는 전-현직 음식점 할머니들이 있어 화제.
경기도 이천 장호원읍에 `충남옥'(0336-641-2319)을 문열고 있는 최복례 할머니(73)는 지금도 주방을 오가는 현역. 최 할머니는 손님들에게 "이놈, 저놈"을 예사로 한다. 굼뜬 손님에게는 "빨리 처먹어!"라고 호통.
할머니의 주특기는 청국장 순두부 손두부 등. 한국전쟁때 피란와서 홀몸으로 5남매를 키운 억척이다.
전남 전주시 완산구 고사동에 있는 `콩나물국밥 욕쟁이 할머니 삼백집'(0652-84-2227). 간판에 아예 `욕쟁이'라고 써붙였다.
5년전 94세로 세상을 뜬 `삼백 할머니'는 전설이다. 고 박정희 대통령에게도 욕을 퍼부었을 정도.
언젠가 식당 맞은편 호텔에 묵던 대통령이 국밥을 시켰다. `삼백 할머니'는 "배고픈 놈이 와서 수저질하라고 혀!"라고 거부하자 대통령이 직접 왔다.
국밥이 나오고 수행원중의 한명이 먼저 시식을 했다. 할머니의 대갈일성. "이놈의 새끼야, 왜 남의 밥을 처먹냐!" `삼백 할머니'는 대통령에게 "박정희 닮은 놈이 왔으니, 모주나 먹여야겠다"며 공짜술을 대접했다.
이밖에 서울 청진동해장국집, 종로5가 밥집 등에도 욕쟁이 할머니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손님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소설가이며 음식컬럼니스트인 홍성유씨는 "전주 콩나물해장국집, 여수의 생선해장국집, 청주 설렁탕집은 유명한 3대 욕쟁이 할머니집이었다"고 회고한다.
MBC 드라마 `내가 사는 이유'에서도 "이년, 저년"을 입에 달고 살던 김영옥. 그녀는 "조만간 `선배들'을 찾아뵙고 한수 배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