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 '누구에게나 만능약 아니다'
기사입력 1998년 05월 07일 13시 45분
"비아그라를 너무 믿지 마세요. 잘못하면 큰일납니다."
미국에서 개발돼 전세계 남성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는 과연 얼마나 효과적이고, 얼마나 안전한 약인가.
서울 강남구 신사동 `서울성의학클리닉' 설현욱 원장(43)은 "비아그라가 복용제로서 발기부전에 상당히 효과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쓰이고 있는 발기유발 주사약에 비하면 효과가 떨어지고 부작용도 많다"고 말했다.
"발기부전 환자 가운데 비교적 정도가 약한 30%에게는 대단히 뛰어난 효과가 있지만 상태가 나쁜 환자에게는 별다른 효과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안전성에 대해서도 `반드시 의사의 처방에 따라 복용해야 한다'고 할 만큼 장담할 수 없다.
비아그라 제조사인 미국 파이저사는 약품 포장지에 50㎎을 복용했을 때 24%가 두통, 20%가 얼굴이 화끈거림, 10%가 소화불량, 3∼4%가 시력 장애, 3%가 어지럽고 쓰러지는 위험이 있는 것으로 표시해놓았다.
"약품 포장지의 경고는 적절히 조절된 양을 먹었을 때의 부작용입니다. 의사의 처방보다 더 많이 먹었을 때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더이상 말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이나 시메디틴이라는 위장약을 먹는 사람, 간경화 환자가 비아그라를 먹으면 약의 혈중농도가 40%에서 80%까지 올라가고, 먹는 무좀약과 함께 복용하면 200% 이상 증가됩니다."
약효가 늘어나면서 부작용의 위험성이 그만큼 더 높아지는 것이다.
그러나 녹용 총생산량의 80%를 소비할 만큼 정력제를 좋아하는 한국 남자들은 비아그라를 뱀이나 해구신 등 다른 보양강정식품처럼 많이 먹어야 좋은 줄 알고 마구 먹을 가능성이 많다.
설원장은 "목숨을 걸고 발기부전을 극복하려는 `고개 숙인 남자'들은 `약 모르고 오용말고 약 좋다고 남용말자'는 표어를 다시한번 곰곰이 되새겨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안과학회는 비아그라가 시력 장애 부작용이 있는 만큼 망막질환 등 눈에 이상이 있는 환자는 복용에 신중을 기해야 하고 만약 먹더라도 분량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승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