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ML메시지] 세개의 이름과 세번의 생일
기사입력 1998년 05월 06일 14시 14분
미국에 와서 이름과 생일 때문에 해프닝이 가끔씩 일어난다.
나의 영어 이름 표기는 `Chan Ho Park'이다.
보통 우리나라 사람의 이름은 붙여서 쓰는데 나는 처음에 다저스와 사인을 할 때부터 별뜻없이 Chanho가 아닌 Chan Ho로 표기를 하게됐다.
그렇게되니 마치 Ho가 미국인들의 중간 이름처럼 됐다.
미국 사람들은 보통 성외에 이름을 두개씩 갖고 있는데 Ho를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야구를 아는 팬들은 이제 대부분 나의 이름이 `찬호'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야구를 모르는 사람들은 내 이름이 영 헷갈리는 모양이다.
호텔에 묵어도 그렇다.
교환원들이 때로는 내 성을 Park이 아니라 HoPark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
또 어떤 사람들은 그냥 `호'라고 부르기도 한다.
내 성을 영어로 Park으로 쓰는 것도 이들에게는 신기한 모양이다.
미국 사람들은 야구장을 ball park이라고도 부르는데 묘하게도 나의 성이 Park이니 어떤 사람들은 나더러 야구 선수를 할 이름을 타고 태어 났다고 한다.
또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나와 노모를 아직도 착각한다는 것.
나한테 노모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노모한테 찬호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공을 들이 밀면서 노모 사인을 해달라고 할 때는 참 난감하다.
이름도 그렇지만 미국에 와서 나는 매년 3번씩 생일을 맞는 희한한 일을 당하고 있다.
나의 진짜 생일은 음력 6월 29일인데 호적에는 양력 6월 30일로 된 것이 일단은 문제다.
미국에 오면서 서류상으로 생일이 6월 30일이니 미국에서는 나의 생일이 그날로 돼버렸다.
미국 팬들은 모두 이날 카드나 선물 등을 보낸다.
그런데 내가 원래 생일을 6월 29일이라고 밝혀 아는 한국팬들중에 그것을 양력으로 아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다.
그래서 6월 29일에 축하 카드를 보내주시는 분들도 많다.
그렇지만 나는 음력으로 진짜 생일을 챙기기 때문에 대개 8월에 생일을 지내고 있다.
미국에 오고나니 참 색다른 일들이 많이 생긴다.[6일 오전 애틀랜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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