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가] 국내 불황으로 '공격적 경영' 모색
기사입력 1998년 05월 06일 14시 14분
`우리는 해외시장으로 간다.'
IMF초기부터 시작된 화랑들의 해외진출 모색이 구체화되고 있다.
화랑들이 해외시장 진출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국내시장 불황의 골이 예상외로 깊은 데다 세계시장 개척은 장기적인 필수 과제이기 때문. 거기다 환율차로 국내작가 작품들이 가격경쟁력을 갖기 시작했기 때문.
그러나 올 1월 해외진출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던 화랑들의 움직임은 다소 냉정해진 편. 가격경쟁력이 커진 만큼 전시장 대여료와 운송료, 체제비 등이 뛰었기 때문.
해외시장 진출의 선두에 선 화랑은 박영덕화랑. 지난 1월 IMF한파속에 8만여 달러의 판매고로 해외진출 붐을 몰고왔던 이 화랑은 9일부터 12일간 열리는 미국 시카고아트페어에 오광섭 전광영 김창영 장화진 문범 백남준씨 작품을 출품하고, 9월 창설되는 뉴욕아트페어, 11월의 쾰른아트페어에 계속 참가한다.
그런가하면 일찌감치 국제적 감각을 보여온 가나화랑은 미국 최대의 판화．공예축제인 아트엑스포에 최근 참가한데 이어, 세계3대아트페어로 꼽히는 바젤아트페어(6월)와 파리국제현대미술견본시(FIAC．9월)에 최종태 박영남 김인겸씨 등의 작품을 들고 나간다.
박여숙화랑은 바젤아트페어와 올해 처음 국제아트페어로 변신, 국내화랑들을 무료초청한 호주아트페어(ACAF)에 참가. 작가는 정창섭 신경희씨로 정했다.
국내 대표적 메이저화랑인 현대화랑과 국제화랑은 바젤아트페어에 참가하는 것으로 대외적인 체면을 살린다.
한편 인터넷 갤러리를 운영하는 한선갤러리와 샘터화랑은 박여숙화랑과 함께 호주아트페어에 참가하고, LA에 화랑개설을 생각중인 가인화랑은 박영덕화랑과 함께 시카고 아트페어에 출품한다.
올해 해외아트페어에 첫참가하는 갤러리 사비나는 뉴욕아트페어에 인체를 통해 인간본성을 추구해온 정복수 안창홍씨(회화) 이일호씨(조각작품)와 함께 주제전으로 승부할 예정.
박영덕씨는 "전시장 대여료 등이 비싸 부담스럽지만, 오랫동안 해외시장을 개척해두었고 미국시장이 호황이어서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이화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