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고재욱감독] 토종선수만으로 V지휘
기사입력 1998년 05월 06일 02시 14분
"저는 사람복이 있는 행운아입니다."
98아디다스코리아컵 패권을 안은 울산 현대 고재욱 감독(47).
김현석이 연장 후반 5분 천금의 결승골을 터뜨리는 순간 양팔을 치켜들며 그라운드로 뛰어든 그는 눈물을 글썽이며 소리쳤다.
"얘들아, 고맙다."
그에게 수식되는 언어는 지장 덕장 등 갖은 찬사들이다.
그러나 그를 가장 적절하게 표현하는 말은 사람좋은 사람.
이웃집 아저씨같이 소탈하면서도 따뜻한 가슴과 냉철한 판단력을 지닌 그는 가슴으로 선수들을 감싸 안고 맑은 머리로 경기를 이끈다.
올시즌 외국인 선수가 단 1명도 없어 전력이 다소 떨어진 현대를 정상으로 이끈 것은 바로 인간성이 밑바탕된 인화였다.
－소감은.
▲최선을 다한 정종수 최인영코치와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한다. 또 경제난속에서도 아낌없는 지원을 한 구단에게 영광을 돌린다.
－승리의 수훈갑은.
▲결정적인 위기에서 여러차례 선방을 한 골키퍼 김병지와 결승골을 터뜨린 김현석이다.
－후반부터 고전했는데.
▲SK 선수들의 컨디션이 너무 좋았다. 선수들이 많이 지쳐 수비위주의 경기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유상철의 컨디션도 좋지 않았다.
－앞으로 목표는.
▲대표 선수들이 복귀하는 정규리그 우승에 도전하겠다. 이번 대회를 통해 외국인선수가 없는 어려움을 절감했다. 게임수준을 끌어 올리고 정상을 정복하려면 외국인 선수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동대문＝백문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