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부족한 생활비 인센티브로 메워요'
기사입력 1998년 05월 05일 15시 08분
`나고야 폭풍' 이종범（28）의 재（財）테크를 아시나요.
주니치 이종범의 `헝그리' 재테크 전략이 사뭇 흥미롭다.
작년 12월 결혼과 함께 나고야에서 가정을 꾸민 이종범은 명색이 가장이지만 받은 월급 전액을 내역서와 함께 고국으로 보낸다.
세금 등 원천징수 약 20％를 제한 640만엔（약 6천400만원）의 월급（연봉 8천만엔）을 광주에 있는 부모님에게 보낸뒤 다시 50만엔을 생활비로 타쓰는 형편.
왜 이렇게 번거로운 일을 할까.
IMF찬바람 이후 국내에서는 3개월 이상의 고금리상품（연 18.0％ 이상）이 허다하다.
일본의 보통예금（금리 연 3∼4％）에 예치해 놓았다면 앉아서 손해보는 셈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국내로 송금할때의 전신환 수수료（약 6천엔）도 쌀뿐만 아니라 광주집에서 나고야로 월생활비 50만엔을 부칠때의 수수료는 1만원이다.
한편 월급여 2천만엔（연봉 2억엔）의 선동열은 세금을 제외하고 약 50％를 국내에 송금하고 있다.
이제 막 가정을 꾸린 이종범과 두아이가 학교에 다니고 있는 선동열과는 아무래도 씀씀이가 다르겠지만 이종범의 월생활비 50만엔은 물가 비싸기로 소문난 일본에선 다소 힘에 부치는 금액이다（선동열의 한달용돈은 약 100만엔）.
이종범은 부족한 생활비를 어디에서 충당할까.
아버지 이계준씨의 말을 빌려보자.
"종범이는 이제 어른이다. 전액 국내송금은 자신이 결정했다. 안타와 도루 등 인센티브만 가지고 생활하겠다고 스스로에게 약속한 것이다."
나고야행 짐을 꾸릴때부터 이종범은 이미 허리띠를 졸라맨다는 각오를 다졌던 셈이다.
작년 겨울 고국에 40만달러를 송금한 박찬호는 독신_임대주택_고소득생활자 등 세금납부에 불리한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어 재테크에 있어서는 아직 `마이너리그'다.
[김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