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동심에 심는 '절약 + 사랑'
기사입력 1998년 05월 05일 01시 50분
"친구가 입던 옷을 입으니까 마음이 더 편해요."
4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사랑유치원.
어린이날을 하루 앞두고 이곳에서는 원생들과 학부형, 동네주민을 대상으로 `아나바다 바자회'가 열렸다.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 쓰자'는 뜻의 이 바자회는 IMF시대를 맞아 어린이들에게 이웃사랑과 절약의 지혜를 깨닫게 해주기 위해 마련된 것.
이 행사를 준비한 김미숙 원장（39·탤런트）은 "아동극 발표회로 어린이날 기분만 내고, 알뜰 장보기와 바자회를 통해 아이들이 절약하는 생활을 깨닫도록 프로그램을 짰다"고 말했다."
이날 바자회에는 김원장이 드라마에서 입었던 의상과 소품 160여점과 거평프레야의 `한올모아' 등에서 협찬한 옷 80여벌 등이 나왔다.
그러나 이보다 눈길을 끈 것은 학부형들과 원생들이 입었던 옷과 신발, 비디오테이프, 장난감 등 1천여점.
아이들은 엄마를 따라 60여평 남짓한 유치원 마당에 세워진 `장터'를 돌며 물건을 골랐다.
`옆집 유진이가 입던 바지'도 있고, `앞동네 원준이가 보던 만화영화 비디오테이프'도 나왔다.
학부형 노지원씨（30·여）는 "제가 어렸을 때는 언니들이 입던 헌 옷을 물려받아 입었지만 우리 아이는 맏이어서 새 옷만 사입혔다"며 "이런 기회에 근검절약을 가르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또 김해수 어린이（6）는 "절약해야 우리나라도 잘 살게 되고 우리 아빠도 힘이 덜 들 것"이라고 어른스레 말했다.
김원장은 이날 수익금 154만8천650원을 "성산동사무소 관내의 소년소녀가장 7명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승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