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주경기장] '상암구장'으로 되돌아간 까닭?
기사입력 1998년 05월 04일 03시 06분
3일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김대중 대통령의 상암구장 신축수용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2002년 월드컵 주경기장의 상암동 신축을 기정 사실화 하기위한 수순밟기로 해석되고 있다.
그동안 월드컵 주경기장 신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 온 대통령의 최근 급격한 입장변화를 순화하기 위한 여론 조성이라는 시각이 그것이다.
김대통령의 이같은 입장변화는 지난달 28일 과거 동교동계 가신그룹과의 회동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상암구장 신축을 건의해 올 경우 김대통령은 이를 수용할 것으로 안다"면서 이같은 결정의 배경으로 든 것은 ▲2002년 경제상황의 호전 ▲주경기장 신축을 지지하는 국민여론 ▲대량실업시대에 적지않은 고용창출 등이다.
그러나 이는 그동안 축구계가 상암구장의 신축명분으로 줄곧 주장해 온 것이어서 대통령의 급격한 인식변화를 설명하기엔 역부족이다.
그보다는 현 정부의 존립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될 서울시장 선거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발휘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가 "국민 전체 여론은 6대4 정도지만 서울 시민들은 월드컵 주경기장 신축에 압도적으로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것이 이를 입증한다.
이에 따라 상암구장 신축 발표시기 역시 6．4 서울시장 선거에 최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 늦출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부가 당초 예정대로 오는 7일 관계장관회의서 이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발표가 또다시 지연될 경우 또다시 월드컵을 `정치의 볼모'로 삼았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동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