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형배전무] 뜨거운 축구사랑 이천의 '명물'
기사입력 1998년 05월 03일 15시 38분
축구매니아는 많지만 `이 사람'은 정도가 좀 심하다.
축구에 미쳐 사재를 털고 가정불화에 시달리는 것은 그렇다 치고 이젠 `월드컵 도자기'까지 만들고 있다.
도자기 고을로 유명한 경기도 이천의 임형배씨(39)_.
이천시 축구협회 전무인 그가 요즘 만들고 있는 월드컵 도자기는 실물크기의 월드컵과 축구공 축구화 축구접시 등 10여 가지.
물론 도공(陶工)은 따로 있다. 하지만 주인 임씨가 언제 또 희한한 주문을 해올지 몰라 늘 긴장하고 있다.
임씨는 이 도자기들을 2002년 월드컵때 외국인들에게 선보일 계획.
하지만 임씨가 `이천의 축구명물'이 된 이유는 따로 있다.
91년 이천 출신 초_중_고 동문 1천여명을 모아 연합동문회를 창립한 그는 2년 전에는 조기회 20여곳을 모아 연합축구대회를 창설했다.
또 대월중학교와 장호원상고 축구팀의 창단 산파역을 맡았는가 하면 96년엔 동문회원들과 함께 재정난으로 맥이 끊긴 이천시 초등학교 축구대회를 5년만에 부활시켰다.
이천시 초등학교 대회는 지난 48년 정부수립과 함께 창설된 전국 최고(最古)의 유소년 축구대회로 올해로 43회째.
다음달 8∼9일 열리는 올 대회에는 이천지역 28개 초등학교가 전부 참가한다.
임씨는 올 대회부터 도자기로 만든 월드컵을 부상으로 내놓키로 했다.
우승팀에겐 금도금 월드컵을, 준우승팀은 청자 월드컵, 3위팀에겐 백자 월드컵을 선수마다 1개씩 지급할 예정이다.
임씨가 매년 축구에 쏟아붓는 사재는 줄잡아 7천만원. 때문에 아내(노인숙)와는 늘 삐걱거린다.
임씨의 목표는 이천에 전국 최초로 축구박물관을 짓는 것.
이미 시유지는 확보해 놓았고 지금은 소장품들을 하나씩 모으는 단계다.
임씨의 축구박물관은 2002년 월드컵 개막과 때를 맞춰 오픈될 예정이다.
[김동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