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하-최수종] 안방사랑은 '양보 못해'
기사입력 1998년 05월 03일 15시 08분
`윗집 형, 아랫집 동생.'
한 빌라의 위 아래층에 사는 인기 탤런트 이영하와 최수종이 한 프로에서 쟁쟁한 연기실력을 겨루고 있어 화제다.
KBS 2TV의 주말극 `야망의 전설'에서 최수종은 의리있는 건달역을, 이영하는 재미 로비스트로 열연중이다. 최수종은 콧잔등의 피가 마를새 없는 거칠고 고단한 삶을 이어가지만 이영하는 늘 말쑥한 정장차림의 신사로 등장해 뭇 여성팬들의 가슴에 불을 지른다.
서울 반포의 같은동 빌라에 사는 이들은 소문난 찰떡 선후배. 9층에 사는 선배 이영하는 수시로 7층의 후배를 불러올려 팔목을 교차시키며 "원샷, 러브샷"하고 외쳐댄다. 그러다 한번은 최수종이 기어서 계단을 내려왔다. 1년6개월전 함께 이사온 이들은 최수종의 아내 하희라와 이영하의 아내 선우은숙까지 `언니 동생'하는 사이. 별미는 꼭 나눠먹는데 그동안은 최수종이 일방적으로 얻어먹었지만 최근엔 하희라의 요리솜씨가 급성장하면서 음식이 9층으로 올라가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들 부부들이 더 없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연기에 대한 토론. `야망의 전설'로 처음으로 한 프로에 출연하게 된 이영하와 최수종은 틈만나면 침 튀기며 서로를 격려하고 추켜세운다. 최수종이 색소폰 부는 신을 트럼펫으로 바꾼 것도 이영하의 아이디어.
`야망의 전설'의 극중 배경이 5.16 혁명 이후로 설정되면 이들은 완전히 다른 길을 걷는다. 최수종은 국토건설단에 끌려가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지만 이영하는 군부쪽에 가세해 정치 실세로 활약한다.
액션연기가 많은 최수종은 먼지투성이에 툭하면 손바닥이 벗겨지지만 이영하는 늘 스킨냄새 솔솔 풍기고 휘바람불며 집에 온다.
[이유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