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책] 국내 대중문화 1세대 총정리
기사입력 1998년 05월 03일 15시 08분
대중문화 평론가인 황문평씨가 `인물로 본 연예사'（도서출판 선）를 펴냈다.
이 책은 한국 대중문화의 초창기를 이끌어 온 대표적인 인물들을 총망라하고 있어 `대중문화 백과사전'으로 불릴 만하다.
`한국의 코미디언 열전'편을 보면 구봉서에게 `막둥이'란 별명이 붙은 이유가 나온다. 58년 권영순 감독의 코미디 영화 `5부자'에는 이종철 박옥초 양석천 양훈 김희갑 구봉서 등 당대 최고의 코미디언들이 총출연했는데 구봉서가 맡은 역할이 바로 막내였던 것.
또 `한국의 슈베르트 이재호'편에는 `산장의 여인'이란 노래가 만들어진 배경이 자세하게 소개되고 있다.
작곡가 이재호씨가 폐결핵이 악화돼 마산요양원으로 들어갔고, 둘도 없는 친구 반야월씨가 문병을 갔을 때였다. 조용한 요양원은 마치 아름다운 산장의 분위기였는데 하얀 소복을 입은 묘령의 여인이 산책을 하고 있었던 것. 그녀 역시 폐병환자였다.
반야월은 당장 펜을 들고, 외로운 환자 여인의 심정을 상상하면서 시를 썼고, 이재호씨는 여인과 똑같은 자신의 신세를 표현하며 곡을 붙였다. 이 노래는 당시 KBS 전속가수였던 권혜경씨에게 취입할 기회가 주어지면서 명곡으로 남게 됐다고 황문평씨는 쓰고 있다.
이 책에선 80여명의 1세대 대중문화인들의 족적을 정리했고, 다양한 사진자료도 수록해놓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