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경남상 출신 스카우트들의 '미소'
기사입력 1998년 05월 01일 14시 54분
★…"우리 학교라서 하는 말은 아닌데, 진짜 좋은 팀이에요."
경남상고 17회 졸업생인 LG 스카우트팀 최주억부장.
지난 95년부터 동대문구장에 나가 셀 수 없이 많은 고교경기를 지켜봤다.
그런 최부장이 4년 중 가장 흥분한 날은 제32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이 열린 지난달 30일.
모교인 경남상고가 동향 라이벌 경남고를 연장 12회 대전 끝에 8대7로 이기고 7년만에 우승컵을 안은 바로 그 경기다.
평소에는 냉철한 판단으로 선수들을 평가하지만, 이날만큼은 `직업보다 피'가 먼저 앞섰다.
연장 12회초 3점을 내줘 4_7로 패색이 짙어 졌을때는 아예 눈을 감았고 극적인 역전 드라마가 펼쳐진 뒤에는 한동안 정신을 못 차렸다고.
`아들뻘'이 되는 35년 아래의 후배들이 정말 대견스러웠다.
"무엇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하나로 똘똘 뭉친 모습이 정말 가슴을 뭉클하게 하더라구요."
같은 시간, 이번에는 스카우트석이 아닌 3루쪽 경남상고 응원석에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경남상고 32회 졸업생인 삼성 이문한스카우트.
지난 91년 중순부터 스카우트 업무를 시작한 베테랑 가운데 베테랑이지만 동대문구장에서 모교의 우승을 지켜보는 것은 7년만에 처음이었다.
대회전부터 경남상고를 `객관적인' 우승후보라고 홍보했었던 이스카우트는 "제 말이 맞았죠"라며 후배 자랑에 열을 올린다.
그리고 두 사람은 입을 모은다.
바로 이런게 "야구장에서 일하는 보람"이라고.
[전동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