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경주마 '체벌' 사라진다
기사입력 1998년 05월 01일 14시 54분
경주마의 `체벌'이 사라진다.
마사회는 기수들의 무분별한 채찍질로 발생할 수 있는 말의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채찍의 사용기준을 확정, 3개월 동안 교정과 적응기간을 거친뒤 8월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새로 정해진 사용기준은 어깨나 엉덩이 등 정해진 부위 이외를 때려서는 안되고 레이스 도중 4회 연속 사용할 수 없으며 출발전이나 결승선 통과후에도 사용을 금지토록 했다.
이밖에 채찍을 세워 안장 앞쪽을 때리거나 어깨나 엉덩이에 자국이나 상처를 내서도 안된다.
채찍은 엄밀히 따져 `사랑의 매'.
엉덩이나 어깨를 톡톡 가볍게 때려 말의 사기를 올려주거나 기수와의 교감을 유지하는데 사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러나 경마팬이나 경마 관계자중에는 채찍사용에 관한 그릇된 상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아 기수로 하여금 무리한 채찍질을 유도하는 실정이다.
`채찍질을 힘껏 해야 말이 잘 달린다'고 여기는 팬이 있는가 하면 인기마에 대해 채찍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부정 의혹'을 제기하는 경마 관계자들도 있는 게 사실.
마사회 재결실의 석영일과장은 "팬이나 경마 관계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기수가 일부러 때리는 경우도 없지 않다"면서 "국제 기준에 맞는 채찍 사용법이 정착되면 기승력 향상과 동물보호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이나 영국, 아일랜드 등에서는 동물보호를 위해 엄격한 제한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새로운 채찍사용 기준안에 대해 기수들은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기수와 팬을 위해 바람직한 조치"라고 환영했다.
[권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