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화제] 지구촌 감동시킨 '장애인 야구선수'
기사입력 1998년 05월 01일 02시 23분
세상에 이런 일도 다 있을까.
미국 오리건주에 사는 초등학교 6년생 케이시 맥컬리스터군（11）은 아랫도리가 없다.
그래서 그에게는 앉고 설 일이 아예 없다.
도대체 그 몸으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싶지만 놀랍게도 그는 야구선수다.
최근 AP통신이 그를 찾아내 세상에 알리면서 LA다저스의 박찬호 만큼이나 유명해졌다.
타석에 들어선 맥컬리스터의 모습은 어떨까.
배트보다도 짧은 몸뚱이.
아랫도리를 땅속에 파묻은 천하대장군 같은 기막힌 모습이다.
보는 이들로 하여금 눈물이 왈칵 솟게 하는 처참한 몰골이다.
하지만 맥컬리스터는 안타도 치고 볼도 곧잘 받는다.
두 손으로 치고, 두 손으로 달린다.
"다른 아이들보다 좀 느리지만 장타를 때리면 문제없어요."
반쪽짜리 맥컬리스터는 그래도 1인3역을 해내는 재주꾼이다.
학교 농구클럽의 멤버이기도 한 그는 매일 새벽에는 아르바이트생으로 변신, 휠체어를 타고 신문배달까지 한다.
맥컬리스터의 키가 반으로 줄어버린 것은 여섯살 때인 지난 93년.
크리스마스를 맞아 할머니를 찾아뵈러 가다가 트럭에 깔렸다.
상반신이라도 건진 게 오히려 고마울 정도의 대형사고였다.
맥컬리스터는 으스러진 아랫도리보다 마음에 더 큰 상처를 입었을 것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하지만 그는 밝다.
최근 맥컬리스트에게는 각지로부터 격려의 전화와 편지가 쇄도한다.
콜로라도주의 장애인 특수학교에선 교내 방송 출연을 부탁해 왔고, 플로리다의 포트 러더데일 해양과학연구소는 대학 4년간의 장학금을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맥컬리스터는 오히려 부담스러워한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