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경] 신인왕 노터치 '행복은 성적순'
기사입력 1998년 04월 30일 15시 19분
"인천 짠물이 하나 제대로 걸려들었어."
현대 김일권코치는 고졸 신인투수 김수경(19) 칭찬에 늘 침을 튀긴다.
지난 3월 일본 전지훈련을 다녀온후 생긴 일종의 `버릇'이다.
김코치는 강하고 거친 근성을 강조하는 야구계의 소문난 터프가이.
곱상하고 여린 김수경을 극찬하는 것이 얼핏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이지만 김코치는 "실전에서의 김수경을 지켜보라"고 열을 올린다.
"얼굴은 꼭 사춘기 소녀같이 생겼지만 말이야, 어휴, 타자 몸쪽에 찔러넣는 것 한번 보라구. 강심장이야. 30년 넘게 야구하면서 이런 선수 처음 봤어."
솜털 보송보송한 김수경은 지난달 29일 홈 롯데전서 나이답지 않은 대담한 승부를 펼치며 2승째를 올렸다.
삼진은 9개.
8회 마운드를 넘길때까지 매이닝 직구 145㎞를 유지할 정도로 지치지 않는 체력도 갖췄다.
주무기는 빠른 직구, 직구와 똑같은 자세로 뿌리는 슬라이더, 절묘하게 타이밍을 뺏는 체인지업.
3경기 20⅔이닝동안 방어율은 2.18이다.
김수경은 국가대표 출신 `슈퍼루키' OB 김동주, 롯데 조경환이 다툴 것으로 보이던 신인왕 레이스에 홀연히 뛰어들었다.
지난달 23일 OB를 상대로 올 신인중 첫 승을 따낼 때만 해도 `이변' 정도로 치부했던 전문가들도 김수경을 눈여겨 보기 시작했다.
인천고 졸업, 계약금 2억1천만원, 연봉 2천만원.
"처음엔 떨렸지만 이젠 마운드에 오르는게 즐거워요. 그런 편안한 마음을 갖고 던지려고 노력합니다."
간 큰 신인 김수경이 입단 당시 구단 신상명세서에 적어 놓은 목표는 5승.
김수경은 "10승으로 올렸어요"라며 얼굴을 붉힌다.
[김우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