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아니 선수 11명 모두 주장인가?
기사입력 1998년 04월 30일 15시 19분
"아니, 주장이 도대체 몇명이야."
요즘 TV축구중계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무척 혼란스럽다.
선수 11명 전원이 마치 약속이나 한듯 노란 완장을 두르고 출전하기 때문이다.
완장은 양팀의 주장이 차는 것이 잘 알려진 상식.
그렇다면 이렇게 `주장 완장'이 난무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전용구장 건설'이라 쓰여진 이 완장이 첫선을 보인 것은 지난달 15일 천안 일화@SK전이었다.
프로축구연맹이 월드컵주경기장 건설을 촉구하는 의미로 이같은 `깜짝쇼'를 기획한 것.
공교롭게도 외국인 감독이 처음으로 달게 되었는데 "이게 뭐냐"고 반문하던 레네 감독(일화)과 니폼니시 감독(SK)은 전후사정을 듣고 흔쾌히 붙이고 나왔다.
처음에는 TV중계가 있는 날만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섰으나 홍보효과가 크자 모든 축구경기에 이같은 완장을 차게 된 것.
노란바탕에 검정색 글씨로 형광물질을 첨가해 시각적 효과를 높였는데 엄밀하게 말하면 완장이라기보다는 스티커에 가깝다.
강력 접착제를 사용해 수중전에서도 잘 떨어지지 않는단다.
심판은 오른쪽에, 의료반은 등뒤에 붙이는데 한장당 가격은 200원정도.
200원짜리 스티커한장이 주경기장 건설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적어도 그속에 담긴 축구인들의 염원은 온국민의 박수를 받기에 충분하다.
[백문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