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왜이리 안풀리지!'
기사입력 1998년 04월 30일 15시 19분
몸도 정상, 컨디션도 정상.
그런데 방망이는 바람만 씽씽 가른다.
쌍방울 으뜸 타자 김기태(29).
지난달 29일 광주 해태전서 3타수 무안타, 삼진 2개.
지난달 26일 전주 삼성전부터 3경기째 침묵이다.
50타수 11안타, 타율은 2할2푼으로 곤두박질했다.
잘나가던 타점행진도 스톱.
지난달 20일 전주 롯데전부터 8경기 동안 1타점만을 보태 13타점으로 OB 김동주(15점)에게 1위를 내준지 오래이다.
김기태의 부진은 곧바로 팀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기태의 방망이가 헛돌자 쌍방울은 6연패에 빠졌다.
"중심타자로서 꼭 해줘야 할 찬스를 살리지 못해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이홍범 컨디션 트레이너는 부진의 최고 원인은 정신적인 압박감이라고 꼬집는다.
한편 김성근 감독은 기술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
상대 투수들이 좋은 공을 주지 않으려고 피하는 피칭을 하는데도 욕심이 앞서다 보니 배팅 타이밍이 제대로 들어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김기태는 지난달 29일 경기직후 짧은 시간이나마 김성근 감독과 의미있는 대화를 나눴다.
김감독은 "이럴때일수록 마음을 편히 먹으라"고 주문했고 김기태는 곤혹스런 표정으로 "자꾸 엉뚱한 공에 욕심이 생긴다"고 털어놓았다.
결론은 `공심(空心) 타법'.
"그동안 사실 마음이 너무 조급했다. 초반 부진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겠다."
작년 타격 출루율 장타율 등 타격 3관왕 김기태의 다짐속에는 그래도 관록의 타자다운 여유가 배어 있다.
[광주=양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