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여자농구단] '수비 농구로 신생팀 돌풍'
기사입력 1998년 04월 30일 15시 19분
불과 2년전만 해도 13개팀이 군웅할거하며 아시아를 주름잡았던 한국여자농구.
비록 남자농구의 억센 팔뚝에 가려있었지만 그들은 늘 아시아 정상이며 세계무대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는 자부심을 위안삼아 묵묵히 버텨왔다.
하지만 IMF의 거센 파도는 무관심보다도 무서웠다. 지난해 말부터 8개팀이 재정난을 이유로 도미노처럼 무너졌다.
여태까지 경험하지 못한 긴 암흑기. 그래도 어디선가 빛은 스며들었다.
신세계 쿨캣 여자농구단이 바로 여자농구의 희망이다.
`앙증스런 고양이들'이 중국 상해 동방팀과의 연습경기를 통해 첫선을 보인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동 신세계체육관.
그들의 얼굴에서는 IMF 시대의 시름도, 고사위기를 맞았다는 여자농구의 현주소도 읽을 수 없었다.
다른 팀들이 문패를 내리기에 바쁘던 지난해 11월, 태평양과 한국화장품을 인수해 국내 첫 여자프로농구단으로 출범한 신세계 선수들의 표정에는 오히려 프로라는 `새로운 세계'를 열어간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프로는 프로무대에서만 자유롭기 때문에 마지막 아마대회였던 지난 97∼98농구대잔치에도 출전하지 않았다.
대신 한강 고수부지와 강릉 경포대 해변을 매일 15㎞씩 뛰며 오는 7월28일로 잡혀있는 여자프로농구 개막에 대비했다.
덕분에 체력 만큼은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생겼고 얼마전부턴 전술훈련과 수비훈련에 초점을 맞추는 중.
지난 3월 드래프트를 통해 국가대표 센터 정선민(전 SK증권)을 보강해 골밑의 약점도 자연스럽게 해결됐다.
이문규 감독은 "체력의 우위를 앞세운 한박자 빠른 수비농구로 신생팀 돌풍을 일으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류성옥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