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장애박찬 선수 정상향해 힘찬 페달
기사입력 1998년 04월 30일 15시 19분
`역경을 딛고 정상을 향해 달린다.'
장애를 극복하고 벨로드롬을 질주하는 선수들이 있다.
이종수(28．2기), 서우승(27．1기), 이석우(30．1기)가 그들.
이종수는 3살때 소아마비를 앓아 지금도 오른쪽 다리가 왼쪽 다리보다 가늘다.
"초등학교 시절 친구들이 소아마비라고 놀려대는 바람에 집밖에 나간 기억이 거의 없어요."
초등학교 5학년때 더 이상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받을 수 없다는 생각에 집 뒷산에 오르며 다리 힘을 길렀다.
중학교 졸업 무렵 아버지를 졸라 산 자전거는 가장 친한 친구였다.
마음이 울적할 때는 목표없이 달리고 또 달렸다.
인생의 전환점은 지난 95년 여름 신문에서 본 경륜훈련원 2기생 모집공고.
"선수 생활은 못했지만 자전거 타기 만큼은 누구에게도 자신있었습니다."
웨이트 트레이닝, 산악구보, 언덕오르기를 통해 그는 신체적인 불리함을 극복해 냈다.
이런 노력 덕에 그는 비선수 출신으로 드물게 뛰어난 성적을 내고 있다.
올 시즌 성적은 6개 레이스에 출전, 1위 1회 2위 2회.
그는 "자전거가 없었다면 인생의 낙오자가 됐을 지도 모른다"며 "벨로드롬에서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페달을 밟겠다"고 했다.
서우승은 오른손 손가락이 두 개 밖에 없다.
창원기계공고 시절 선반 실습을 하다 사이클선수로서는 치명적인 손가락 절단 사고를 당한 것.
"엄지와 검지 손가락만으로 핸들을 잡다보니 차체가 불안정해 속도를 마음대로 낼 수가 없어요. 다 이긴 게임을 놓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죠."
그는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매일 50㎞씩 도로주행을 하며 지구력 보강에 힘을 쏟고 있다.
"이젠 너무 익숙해졌어요. 젖가락질 외에 불편한 것은 거의 없지요."
이석우는 교통사고를 이겨내고 벨로드롬에 섰다.
지난해 시즌 개막을 앞두고 마지막 컨디션 조절을 위해 충남 합덕에서 예산방면으로 도로주행을 하던 중 중앙선을 넘어온 갤로퍼에 치여 병원에 실려갔다.
전치 6개월. 십자인대파열, 무릎 연골 파열.
당시 의사는 "정상 생활도 불가능하다"고 진단을 내렸다.
하지만 그는 오똑이처럼 일어섰다.
재활훈련을 통해 1년뒤 경륜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시즌 중반쯤이면 몸이 완전히 회복될 것 같아요. 한 번 지켜봐 주세요."
[강병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