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강 훈9단●김동면 6단
기사입력 1998년 04월 30일 14시 33분
제6보（95∼104）＝강 9단의 바둑은 치열하다. 어떤 위기가 닥쳐도 결코 호락호락 물러서거나 잘 무너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수읽기를 바탕으로 한 특유의 힘바둑. 특히 접근전과 백병전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힘을 발휘하는 그다.
전성기 때 조훈현 9단도 그의 괴력에 몇번 나가 떨어진 적이 있을 정도. 한마디로 괴력을 보유한 `싸움꾼'으로 특히 위기에 닥칠 수록 그 힘이 배가된다.
전보에서 백은 한수의 방심으로 좌중앙 일대에서 위기를 맞고 있다. 흑 95로 뚫리게 되어서는 백의 고전이 명백한 국면. 여기서 보통의 기사같으면 백 97로 늦추어 일단 물러서기가 십상인데 눈 딱감고 96에 막고 보는 강 9단이다. 어쨌든 흑 97로 끊겨 백 위기의 국면이다.
그러나 아무 대책없이 96에 막을 강 9단이 아닌 것. 백 98이 강 9단이 준비해둔 비수였다. 이런 상황에서 98과 같은 타개책을 찾아내는 힘이 앞서 언급한 강 9단 특유의 장점인 것이다.
97까지 손바람을 내던 흑도 예상치 못한 백의 비수에 주춤한다. 결국 고심 끝에 흑은 99로 몰고 말았는데 이 수가 흑의 패배에 전주곡이 될 줄이야. 국후 결론은 흑 99론 [참고도 1] 흑 1로 강하게 반발할 자리라는 것.
백 2로 뻗는 것은 흑 3에 이어 별 게 없다. 백 4, 6 다음 응수두절인 백인 것. 백의 의도는 [참고도 2] 백 1로 되몰아 9까지의 대사석작전. 그리고 선수를 뽑아 백 11에 선착하겠다는 것.
결론적으로 이 그림이 흑백간 최선이었고 흑도 중앙에서 적잖은 실리를 벌어 불만이 없었던 것. 99로 몬 이상 104까지 이렇게 될 곳인데….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