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 주경기장 어디로 가는가
기사입력 1998년 04월 30일 03시 14분
2001년 월드컵 주경기장은 어디로 가는가. 정부가 내달 1일 최종결정키로 했던 월드컵주경기장 선정문제가 또다시 4일로 연기됐다.
정치와 경제논리에 밀려 월드컵 주경기장 선정이 한없이 늦어지면서 국제축구계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 시작했다. IMF에 이어 또한번 국제신뢰도에 위기가 닥친 것이다.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사위원회가 수차례 상암동 주경기장 신축을 건의했지만 정부는 자꾸 결정을 미루고 있다. 정부가 현명한 결정을 내리겠지만 그에 앞서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가 결정된 것은 96년 5월31일.
2년동안 한국이 한 것이라곤 개최도시를 결정한 게 고작이다.
그것마저 새정부가 손질을 하려는 움직임이어서 아직 확실치 않다.
공동개최국인 일본은 우리보다 1년 먼저 개최도시를 선정하고 곧바로 경기장 건설에 착수, 지난달초 요코하마 주경기장에서 다이너스티컵 국제대회까지 치렀다.
한국은 대통령선거 때문에 개최도시 선정이 작년 12월 29일에야 이뤄졌고, 다시 4개월을 허비하고도 아직 주경기장 문제를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FIFA(국제축구연맹)는 한국의 약속을 믿지 못하고 의심스런 눈초리를 보내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이 추산하는 주경기장 건설기간은 최소 3년 6개월.
여기에 개막식 이전에 최소 5개월간 시운전을 해야하는 점을 고려하면 늦어도 6월에는 설계에 들어가야 한다.
때문에 지금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월드컵 주경기장은 자칫 개막식까지 '미완성'으로 남을지도 모른다.
월드컵 준비가 이처럼 지지부진하게 된 것은 순전히 월드컵이 '정치의 볼모'가 된 탓이다.
조직위원회는 정부의 눈치만 보고, 정치권은 그들대로 월드컵을 정략적으로 이용해 왔음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게다가 일부 사회지도층의 '월드컵 흠집내기'까지 가세하면서 IMF에 지친 국민들은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정부의 빠른 결정을 기대해본다.
[김동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