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수] '부챗살타법' 눈떴다
기사입력 1998년 04월 29일 15시 32분
생각을 바꿨다.
그랬더니 야구를 보는 눈까지 달라졌다.
OB 심정수(23)가 힘에만 의존하던 스타일을 훌훌 털어버렸다.
큰 것 한방보다 내용있는 작은 것들이 쌓여갈 때 잔잔히 찾아오는 즐거움에 빠져 들고 있는 것.
18일 잠실 LG전부터 27일 해태전까지 8게임 연속안타.
이동안 홈런 2개를 포함, 29타수 11안타(타율 0.379)를 때리며 하위타선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OB 김인식감독이 `충격 요법'으로 심정수를 자극한 결과였다.
"스타 의식을 버리라"는 호된 꾸지람과 함께 진지한 자세를 유지하면 다시한번 강타자 대열에 올라설 수 있음을 되새겨주자 무엇보다 타구 방향이 좋아졌다.
11개의 안타는 왼쪽과 오른쪽을 가리지 않고 운동장 구석구석으로 날아갔다.
6개는 왼쪽, 나머지 5개는 중앙과 오른쪽.
잔뜩 힘이 들어간 스윙으로 장타를 노리며 당겨쳤던 예전의 모습이 사라지고 `부채살 타법'에 익숙해 졌음을 보여줬다.
28일 현재 타율 10위(0.333).
심정수는 29일 한화전부터 이어지는 9연전에서 팀의 상위권 진입을 이끄는 길잡이가 되겠다는 각오다.
고감도 3할타를 앞세워 침체에 빠진 타선에 신선한 공기를 불어 넣겠다는 것.
통나무형 팔뚝을 자랑하는 심정수는 전형적인 슬러거였다.
데뷔 2년째인 지난 95년 21개, 96년 18개의 홈런을 터뜨려 한때 으쓱했었다.
그러나 이젠 깨달았다.
힘을 쓰는 것이 아니라 적절히 이용해야 스윙의 참맛이 난다는 것을.
[이창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