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팀] 잠못이루는 '태극전사들'
기사입력 1998년 04월 29일 15시 32분
"잠 한번 푹 자는게 소원입니다."
월드컵축구 태극전사들이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다.
월드컵팀 `구조조정'이 30일로 다가옴에 따라 밀려오는 근심과 불안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
특히 박병주(한성대) 진순진(할렐루야) 등 신인급들은 밤을 잊은지가 이미 오래다.
쾌활한 성격의 박병주지만 마음은 불안하다며 가까운 친구들에게 호소한다.
28일과 29일도 아예 전화통을 붙잡고 살았을 정도.
진순진도 "축구인생의 승부처"라며 가슴을 졸이고 있다.
입이 짧은 삼성 박건하는 식욕이 뚝 떨어졌단다.
상무 소속의 박남열 김학철도 불면의 밤을 보내기는 마찬가지.
군인정신으로 똘똘 뭉친 이들이지만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뒤늦게 차감독의 부름을 받았던 김도근(전남)은 광양앞바다에서 `마이웨이'를 흥얼거리며 마음을 안정시키고 있다.
같은팀의 김태영도 희소식만을 기다리고 있다.
아디다스코리아컵 준결승전을 치른 김병지 유상철 장형석(이상 현대) 황선홍(포항) 윤정환(SK) 이상헌(LG)은 훈련과 게임으로 근심걱정을 다소 덜어 그나마 다행이라는 표정들.
월드컵팀 최고참인 최영일(대우)도 불면의 밤이긴 마찬가지다.
"마지막으로 국가에 봉사하고 싶은데 기회가 올지…."
월드컵팀 차범근 감독은 30일 프랑스행 비행기 탑승자 22명을 발표한다.
지난해 1월7일부터 프랑스로 가기위해 비지땀을 흘려온 30여명의 태극전사들.
이제 7∼8명은 정리해고를 당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상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