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대표팀 유니폼 '쫄쫄이냐 핫바지냐'
기사입력 1998년 04월 29일 15시 32분
`쫄쫄이냐, 핫바지냐.'
다음달 26일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제13회 세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은 태릉선수촌에 입촌한지 열흘이 지나도록 유니폼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유니폼을 비롯한 개인용구의 지급이 늦어진 이유는 유니폼의 형태를 놓고 선수들끼리 벌인 설전 때문.
한국팀이 지금까지 열린 국제대회에서 입었던 유니폼은 소매없는 상의와 헐렁한 반바지로 이뤄진 전통적인 디자인.
대다수 나라들도 이같은 유니폼을 착용하고 있으므로 예전처럼 핫바지 유니폼을 선택한다면 문제될 게 없었다.
그런데 지난 97∼98농구대잔치부터 일부 실업팀들이 국내 여자프로농구 출범에 앞서 볼거리 제공의 일환으로 몸에 착 달라붙는 쫄쫄이 유니폼을 지급하면서 논쟁이 시작됐다.
새로운 유니폼을 입어본 실업팀 선수들은 "몸에 밀착돼 기능성이 뛰어나고 땀 흡수도 빠르다"며 대표팀 유니폼으로 쫄쫄이를 고집하는 입장.
반면 한차례도 쫄쫄이 유니폼을 입어보지 못한 금융팀 선수들과 몸의 곡선이 드러나는 유니폼 때문에 그동안 말 못할 고민에 빠져있던 실업팀의 고참 선수들은 "창피스럽다"며 쫄쫄이 도입을 결사 반대했다.
결국 목소리가 큰 언니들과 금융팀 선수들의 판정승.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 쪽은 농구대표팀의 공식 스폰서인 스포츠용품사 FILA.
지난 28일에야 여자대표팀으로부터 유니폼 형태를 통보받은 FILA는 부랴부랴 디자인 작업에 들어갔고 빨라야 다음달 7일쯤에나 선수들에게 유니폼을 지급할 수 있을 것이란다.
[류성옥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