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경기전 인사 신경쓰여 '싫어!'
기사입력 1998년 04월 29일 14시 34분
28일(이하 한국시간) 밀워키 브루워스와의 경기전 늘 해오던 인사를 하지 않았던 박찬호는 29일 "공연히 인사에 신경을 써 부담감만 생기느니 당분간 인사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박찬호는 메이저리그에서 45게임을 선발로 나서면서 단 한번도 인사를 거르지 않았었다.
우리 한국인의 예절을 보여주고, 자신의 특이한 점을 살리기 위해 시작한 경기전 인사는 많은 미국인들에게 박찬호를 연상시키는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그러나 박찬호는 "언제부턴지 인사하는 것이 조금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스프링 트레이닝때 심각하게 경기전 인사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때로는 상대가 받지 않는것 같아 기분이 상하기도 하고, 혼자 괜히 튀는 것 같아 경기 초반부터 신경이 쓰이기도 했다"고 털어 놨다.
1회부터 집중력이 흔들리는 일 따위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당분간 인사를 중단하기로 스스로 결정한 것.
지난 23일 밀워키와의 원정 경기에서 크로포드 구심의 지나치게 인색한 판정과 신경전도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본인은 구심 판정과는 무관한 결정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종종 구심들에게 차별을 당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이는 가운데 구태여 예절을 갖출 필요가 있느냐는 반발심이 당연히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박찬호는 "한국인으로서의 예절은 일상 생활에서도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공을 잘 던지는 것이며, 인사를 하지않는 것이 공던지는데 도움을 준다면 아예 그만둘 수도 있다"고 말했다.
[LA=민훈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