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강 훈9단●김동면 6단
기사입력 1998년 04월 29일 14시 34분
제5보（80∼95）＝상변에서의 전투가 별 탈없이 마무리되는가 싶더니 백 80의 헛손질로 인해 흑의 통렬한 반격을 받게된다. 전보에서도 언급했듯이 무심코 둔 백 80으로 81의 곳에 지켜두었으면 좌중앙 일대가 튼실하게 정리되어 백이 편했던 바둑.
우상 백말은 `가' 등이 듣고 있어 80의 가일수를 하지 않아도 잡힐 말이 아닌 모양.
어쨌든 흑 81이 좌변과 중앙의 백을 가르는 통렬한 일침. 백으로선 82로 일단 후퇴할 수밖에 없어 대번에 형세가 흑 쪽으로 기울고 있다. 그만큼 흑 81 한방은 치명타가 아닐 수 없다. 흑 83, 85의 여유로운 선수 마무리에서 흑의 손바람을 느낄 수 있는 장면.
단 백 86은 시간을 꽤 들인 수. 지금이라도 가능한 상변에서 손을 뺄 수만 있다면 [참고도 1] 백 1로 막고 싶은 심정이 굴뚝같은 곳. 그러나 흑 2로 삶을 강요하고 흑 4면 기껏 투자한 백 2점（△）이 잡혀 체면이 말이 아니다.
물론 백 5이하 11까지 흑을 잡고 살아가는 수단이 있긴 하지만 흑 A가 선수로 들을 경우 흑 B면 이젠 좌상 백말이 잡히니 안될 말.
그래서 울며겨자먹기로 백 86으로 응수했지만 흑 87이 여전히 백의 아픈 곳을 자극한다. 일종의 기대기 전법. 만약 백이 `나'로 받아준다면 흑 `다'로 씌워 좌변 백 △를 품에 넣겠다는 전략. 백도 삼수갑산을 갈지언정 그렇게 두어줄 수는 없는 입장.
따라서 백 88 동문서답은 최강의 응수. 흑도 곧장 95까지 맞받아 쳤는데 백병전을 피해 [참고도 2] 흑 1로 달아나는 것은 백 2가 두터운 수가 된다. 당장 A의 약점도 눈엣가시.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