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근] 아!인생의 덧없음이여
기사입력 1998년 04월 29일 14시 34분
용이 마침내 눈물을 흘린다.
무소불위의 `절대 권력자' 태종 이방원이 56세의 나이로 붕어한다.
19개월간 숱한 화제를 뿌리며 방송됐던 KBS 1TV의 `용의눈물'（극본 이환경 연출 김재형）의 제작진들은 최종 장면인 태종의 사망신을 다음달 5일（방송 5월31일） 전북 전주의 경기전에서 촬영키로 결정했다.
경기전은 실제로 이성계의 위패가 있는 곳으로 제작진들은 "마지막 장면이 정치권과 사회에 경종을 울리며 시청자에겐 감동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종은 세종 4년 등창과 중풍으로 숨지기전 백성을 구해내는 것으로 표현되는데 거처의 출입문을 잠그고 하늘에 용서를 빌며 비를 갈구한다.
이복동생 방석, 방번의 죽음과 이성계가 활을 쏘며 분노하는 모습이 어우러지는 가운데 태종은 세종에게 성군이 될것을 유언하며 운명한다.
한편 태종의 백성사랑과 인생반성을 하늘도 인정한듯 뿌리기 시작하는 `태종우（雨）'를 표현하기 위해 살수차로 10톤의 빗물을 뿌릴 계획이며, 100여개의 횃불과 600여개의 초를 준비했다.
제작진들이 이성계의 사당을 마지막회 최종신의 장소로 선택한 것은 시청자에게 팬서비스를 하기 위한 의도.
`용의눈물' 연출진들은 "절대권력의 대왕도 결국은 또다른 절대자인 신 또는 조상에게 돌아가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극적으로 표현함으로써 권력의 무상함과 국민의 소중함을 일깨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작가 이환경씨는 마지막 대본의 지문에서 "태종은 군왕의 통치기반을 확립했고, 세종이 조선조 최고 성군이 되는 정지작업을 해 주었다. 태종이 한 일이 어찌 세종보다 결코 가볍다 할 수 있겠는가"라며 재평가했다.
[이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