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어머니 손맛 힘나요'
기사입력 1998년 04월 28일 14시 14분
`신토불이.'
LA다저스의 `코리안 특급' 박찬호(25)는 전통음식을 먹어야 힘이 난다.
솥뚜껑만한 스테이크, 팔뚝만한 연어요리 등 보기만해도 힘이 불쑥 솟을것같은 음식들도 많지만 박찬호의 힘의 원천은 어머니 정동순씨의 손맛이 듬뿍 배인 토속음식.
홈인 LA에서 경기가 있는 날이면 어머니의 꼬리곰탕 한그릇을 먹어야 게임이 술술 풀린다.
원정경기를 떠나면 아쉬운대로 육개장을 찾아 먹어야 던질 맛이 난다.
박찬호는 지난 23일 밀워키와의 원정경기에서 한국음식의 진가를 톡톡히 실감했다.
어머니의 음식을 맛볼수 없어 육개장을 파는 한국식당을 수소문했지만 결국 먹는데 실패.
육개장 한번 못 먹었다고 그랬겠냐고 물을법 하지만 어쨌든 최악의 구위로 이날 시즌 최다실점(6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작년과 비교하면 박찬호에게 `한국음식 징크스'가 있는 것은 사실.
97년 7월3일 애너하임과의 원정경기부터 8월1일 시카고 커브스전까지 5연승할 때까지 그의 식단은 어머니의 꼬리곰탕과 육개장.
이때가 선발 10승째를 올린 시기였다.
그러나 10승뒤 몬트리올 원정경기에서 잡채밥을 먹고는 시즌 6패째를 기록했고 5이닝 동안 자신의 메이저리그 최다인 6실점을 했다.
묘하게도 한국음식을 손대지 못한 날에는 대량실점의 수모를 겪은 셈이다.
"다른 것은 다 적응하겠는데 식성만큼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작년에 어머니가 미국에 건너오신뒤 성적이 부쩍 좋아진 것만 봐도 어머니의 한국음식이 힘의 원천인 건 분명하다."
28일 밀워키와의 복수전에 등판하는 날 아침, 박찬호는 어머니의 꼬리곰탕을 먹었다.
[LA=민훈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