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강 훈9단●김동면 6단
기사입력 1998년 04월 28일 14시 14분
제4보（58∼80）＝프로는 결과를 떠나 행마의 유연성과 자연스러움을 중시한다. `물흐르는 듯한' 행마 및 반면 운영은 프로의 미학（美學）이며 추구해야할 목표이기도 하다. 전보에서 백은 흑이 하자는대로 모두 응수해주고 있다.
다시말해 흑은 분주하게 상변과 우변을 오가며 두고 싶은 곳을 모두 차지해 일단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모습이다. 그러나 가치가 적은 곳（상변）에서 불필요한 힘의 낭비를 쏟고 있는 흑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백 58로 씌우자 공수의 입장이 바뀐 모습. 백 60의 추격에 흑 61, 63은 `공격이 최선의 방어'임을 인지한 최강의 역습. 막상 흑이 이렇게 나오자 국면은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혼전의 양상. 이제 중앙에서 힘겨루기가 불가피해졌다. 그런데 흑 67이 중대한 미스.
[참고도 1] 흑 1로 치받을 자리였다. 그러면 13까지 실전과 비슷한 진행이 되는데 실전은 백 78 한방이 들어 상변에서 흑의 엷음을 자초했을 뿐만 아니라 피차 안형에 있어서도 [참고도 1]과 큰 차이가 난다.
다시말해 [참고도 1]이었으면 상변 백의 장대말은 안형을 확보할 마땅한 곳이 없어 미생인 만큼 뭔가 시급한 수습을 요한다. 따라서 중앙은 손 볼 여유가 없게 된다.
실전은 백 78이 들어 상변에서 이미 선수 한집을 확보한 상태인 만큼 상변 백말은 여유를 갖게 되었는데 연이어 둔 백 80이 실기. 상변 백말이 여유를 찾은 이상 무조건 [참고도 2] 백 1로 연결, 중앙을 확실히 보강해둘 찬스였던 것. 그랬으면 좌변 쪽과 호응해 상당한 집도 기대할 수 있었다.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