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자] 추적(25)

기사입력 1998년 04월 28일 14시 14분


이집트의 룩소르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폭파하여 탑승객 전원이 폭사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탑승객 중에는 한국여인 2명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오경미라는 여자의 시체는 발견되지 않는다. 실종된 것이다.

오경미의 약혼자인 해병대위 이준석은 군에서 특별휴가를 얻어 이집트에 온다.

그러나 그는 곧 거대한 정보기관들의 방해와 음모에 끼어든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에게 접근해 온 CIA 요원은 무자비한 킬러였다.

그는 이준석을 미끼로 목격자를 잡으려고 한다. 버스에는 컴퓨터 공학자인 일본인 소노다 박사와 독일인 군터 박사가 타고 있었는데 소노다의 딸 요시에도 단신으로 이집트에 온다.

그녀는 소노다가 발명한 K_7장치가 상대방의 컴퓨터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가공할 병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요시에와 일행이 된 이준석은 킬러의 손을 벗어나 목격자를 찾아 나선다.

그들의 뒤를 킬러와 각국의 정보요원이 치열하게 쫓고 이준석은 하나씩 덮여진 사실들을 알아내게 된다.

오경미는 살아 있었다. 버스를 폭파한 것은 회교극우단체인 하마니파였고 오경미는 그들에게 납치 되었다.

하마니는 군터를 매수하여 K_7장치를 인수하고는 그것을 팔려고 하는 것이다.

이준석은 외로운 싸움을 한다. 그리고 만류하는 요시에를 떠나 사건의 열쇠를 쥔 킬러를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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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이었다.

택시에서 내린 이준석은 알 나일 호텔의 로비로 들어섰다. 매캐한 향수냄새가 풍기는 로비는 시원했다.

로비를 가로지른 그는 곧장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허름한 진 바지에 주머니가 여러개 달린 사파리 잠바 차림이었고 며칠동안 수염을 깎지 않아서 꺼칠해진 얼굴이었다.

8층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을때 복도에 서 있던 두명의 백인이 일제히 그를 바라보았다.

그들은 다가와 이준석의 앞을 가로막듯 섰다.

"캡틴 리시죠?"

"그렇소."

"이쪽으로."

사내 하나가 앞장을 섰다.

그가 안내한 곳은 끝쪽의 객실 앞이다. 가볍게 노크를 한 그가 반쯤 문을 열더니 비껴섰다.

"들어가십시오."

이준석은 방으로 들어섰다.

"어서오시오. 캡틴리."

안쪽의 탁자에 앉아있던 장신의 백인이 그를 맞았고 마주보고 앉은 동양인은 이준석을 향해 머리만을 끄덕여 보였는데 한국대사관의 정필수 대령이다.

백인이 이준석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난 제임스 워렌이요. CIA 카이로 지사장입니다."

"이준석입니다."

"어서 이쪽으로."

워렌은 웃음띈 얼굴이었다.

탁자로 다가간 이준석이 정필수를 향해 경례를 올려 붙였다.

"안녕하셨습니까? 대령님."

"안녕치 못하다."

뱉듯이 말한 정필수는 시선도 주지 않았고 답례도 하지 않았다.

그들은 둥근 탁자에 삼각으로 앉았다.

"대위, 마실걸 드릴까요?"

워렌이 묻자 이준석은 머리를 저었다.

"사양하겠습니다."

"대위 덕분에 싸드의 위치를 파악했습니다. 대위가 통화한 버트 랜섬은 싸드라고 불리는 전직 모사드 간부요."

시거에 불을 붙인 워렌이 연기를 위쪽으로 뱉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