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설문] 김대통령 '최고달변가'
기사입력 1998년 04월 28일 02시 21분
`정치인과 연예인중 누가 말을 잘할까?.'
TV에 자주 나오는 정당의 대변인이나 국회의원 그리고 방송국의 아나운서, 개그맨 들은 모두 `입'으로 먹고 사는 직업인들.
그러나 대학생들이 꼽은 `말 잘하는 정치인과 연예인' 중에는 의외의 인물도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경희대학교 국제교육원 김중섭 교수가 이달초 교양과목 국어화법을 듣는 18개학과 수강생 34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김대중 대통령이 32.4%로 1위, 신문선 MBC축구해설위원이 23.5%로 2위, 개그맨 이홍렬이 20.6%로 그 뒤를 이었다.
이를 직업별로 분류하면 정치인들 중에는 김대통령(31.3%), 국민회의 정동영 의원(18.5%)이 1, 2위를 차지했고 한나라당 이회창 명예총재와 국민신당 이인제 고문, 국민회의 김민석 의원은 나란히 8.7%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이 조사에서 지난 대통령 선거 대권경쟁을 치렀던 3당 후보들이 모두 상위권에 올라 이채를 띠었다.
연예인 중에는 월드컵 축구예선전 중계를 맡았던 신문선 축구해설위원(16.3%)이 으뜸이었고 개그맨 이홍렬(15%), 가수 겸 MC 이문세(8.8%)가 다음으로 `입심'이 센 것으로 꼽혔다.
위에 언급된 사람들이 `왜 말을 잘한다고 생각 하는가'라는 항목에선 학생들은 논리적 화법(45.5%), 유머와 위트(27.1%), 진실성(8%) 등을 들었다.
그리고 말 잘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다양한 독서(16%), 논리력 향상(14%), 지식 습득(12.5%), 자신감 기르기(11%)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번 설문을 분석한 김교수는 "김대중 대통령의 경우 논리적이긴 하지만 말을 아주 잘하는 편은 아닌데도 학생들은 TV를 통한 `국민과의 대화' 등에서 재미있게 이야기를 하는 것을 말 잘하는 것으로 판단하지 않았나 생각된다"며 "아나운서의 발음과 정치인의 제스추어, 개그맨의 유머와 위트를 골고루 갖췄다면 최고의 달변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교수는 `입'으로 사는 정치인과 연예인들이 일반인 보다 말은 잘 하는 편이지만 그 자체가 `교본'은 아니라면서 이번 설문이 `허상'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기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