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字文] (106)浮渭據涇
기사입력 1998년 04월 27일 14시 39분
浮渭據涇(뜰 부, 위수 위, 웅거할 거, 통할 경)
나라가 패망하자 왕과 남은 백성들은 위수 근처의 작은 계곡에 숨어 살다가 물에 떠내려 가고 말았다. 주나라에 패망한 뒤 무사안일에 빠졌던 은나라 왕과 백성들이 망국의 한을 읊은 내용이다.
浮(부):정성들여 낳은 어린 씨앗도 물을 만나면 물 위에 뜬다. 즉 믿을 수가 없다. 자식은 믿을 수도 있지만 흐르는 물처럼 흘러가버릴 수도 있다는 뜻에서 가는 세월로도 나타낸다.
渭(위):위장에 물이 생겨 병을 앓는 위산과다증. 속끓일 위로 읽는다.
據(거):원숭이에게 의지하다시피 숨어 살았다. 곤경에 처한 사람의 어려운 입장.
涇(경):강물의 줄기는 서로 통하여 흐른다. 여기서는 위수(渭水)와 통하는 작은 강물이 만나는 지점을 나타낸다.
[이름풀이]
문왕(汶王)과 강태공(姜太公)이 위수에서 만나 주나라 800년의 터전을 마련했다.
문왕이 글월 문(文)에 삼수 변(汀)을 붙인 문체날 문(汶)을 쓴 것은 위수가에서 태공을 만난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汶은 글을 쓰려면 흰 종이에도 물을 묻혀야 한다는 뜻에서 더럽힐 문으로도 읽는다. 태공은 60세 이후에 문왕을 만나 주나라를 일으키고 이후 100년을 더 살았다. 지금도 낚시꾼을 강태공이라고 하는 것도 이에서 유래한다.
[민승만=한자연구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