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손하] '악녀로 궁궐이 뒤집혀요'
기사입력 1998년 04월 27일 14시 39분
`사랑의 인사'의 모범여대생은 내숭, `영웅반란'의 철딱서니는 반항, 그리고 `새의 선물'의 바람난 이모는 애교….
윤손하(23).
`사랑의 인사' `영웅반란' `새의 선물'로 줏가 상승중인 윤손하가 인기 굳히기에 최적인 `작품'을 만나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MBC TV 수목사극 `대왕의 길'(극본 임충, 연출 소원영). 여기서 드라마의 히든카드로 돌풍을 예고하는 문나인은 어쩌면 윤손하의 진면목이다.
방송초 윤손하는 아직 `나인'에 불과하다. 하상궁(송옥숙)과 민상궁(노경주)의 옷깃에 가려진 수많은 궁녀중 한명이지만 슬슬 기지개를 켠다. 영조의 비단봉쇄령이 터지자 비단을 매점매석해놓곤 안절부절하는 상궁들을 도와주며 궁중에서 점수를 따기 시작한다.
그러나 야심의 최종 목표는 나인으로선 꿈도 꾸기 어려운 나랏님 `영조'(박근형).
5월부터 보여줄 윤손하의 `영조 포획' 작전은 영악하기 그지없다.
영조의 일거수 일투족을 분석, 영조가 잘 찾는 큰며느리 처소에서 우연히 마주친다. 영조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환심을 사는 치밀한 작전을 겁도 없이 해낸다. 이때 한번 손잡힌 인연으로 윤손하는 왕의 `성은'(합방)까지 입고, 나인－숙원－숙의로 승승장구한다.
영조의 성은을 받은 후부터 윤손하는 뱃속의 `2세'를 왕으로 만들기 위해 사도세자(임호)를 음해하는 끝없는 악행을 펼친다.
"이런 여자가 있었다는 것만도 무서워요. 처음 이 역할을 제의받았을 때 도저히 자신없었는데 소원영감독이 `넌 얼굴에 요기가 있다'며 자신감을 심어주더라구요."
`대왕의 길'은 두번째 사극나들이.
94년 KBS의 `장녹수' 출연이 첫번째인데 당시는 눈웃음만 살살 치면 되는 기생이었다.
하지만 이번 사극은 `장난'이 아니다. 무엇보다 짐스러웠던게 대사.
"처음엔 울고만 싶었어요. 전날밤 대본을 달달 외워도 선배나 감독님에게 한번 혼나고 나면 깜깜해져버려요."
그러나 지성이면 감천일까, 사극투의 대사를 잘 못하는게 오히려 약이 됐다. 소PD와 박근형이 "너는 극중에서 천민출신이니 사극투 흉내를 안내도 된다"는 말은 가뭄 끝의 한줄기 단비같았다.
한편 8회(5월 13일)부터 윤손하는 왕과 합방하는 숙원으로 출연한다. 이때부터는 정말 `이리 오너라'가 잘 어울리는 영조의 애첩이 되어야 하는 것. 하지만 이미 작전이 서있어 걱정없다.
"이제는 자신이 생겼어요."
오는 6월. 윤손하는 SBS `파트너'의 카세일즈우먼으로 변신, 영정조와 현대의 시공을 넘나드는 폭넓은 연기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준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