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호] 컴퓨터 광고 인기 폭발 '떴다!'
기사입력 1998년 04월 26일 16시 21분
`박찬호가 부럽지 않다.'
아역탤런트 이찬호(11·서울 언북초등학교 3년)의 컴퓨터 광고 `금도끼 은도끼' 시리즈가 광고시장에서 LA다저스 박찬호에 버금가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등장했다.
드라마 `육남매'에서 `두희'역을 맡은 이찬호의 `금도끼 은토끼' 광고가 1탄에 이어 이번주 3탄까지 폭발적인 인기를 계속하고 있는 것.
이찬호가 처음으로 나선 광고는 지난 2월 `찬호형, 미국에서 잘해. 한국에선 이 찬호가 잘할게.'란 카피를 달고 나왔다.
당시 그는 팔장을 낀 모습으로 찢어진(?) 눈을 최대한 활용, 행인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 작품이 공전의 히트를 치자 곧이어 나온 2탄은 `찬호형, 수고했어. 다음은 이 찬호가 책임져.'라는 카피였다.
그리고 이번에 `똑 사세요, 똑!'이란 카피로 제3탄이 나온 것.
극중 떡장수 어머니인 장미희의 "떡 사세요,떡!"을 개그우먼 이경실이 각색해 유행시킨 말.
이찬호가 어리광을 부리는 모습이 코믹하게만 느껴져 거부감이 들기는 커녕 친근감을 준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김영진 마케팅실장은 "광고는 대성공이다. 매출이 3배 정도 늘어 월 4천대 이상이 팔리고 있고 시장점유율도 6%까지 끌어올렸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더욱이 모델료가 박찬호는 8억원인데 비해 초등학생인 이찬호는 500만원에 불과해 실질적인 광고효과의 수지타산도 엄청난 이득인 셈.
"개인적으로 찬호 형을 너무 좋아해요. 이름도 똑같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크게 내 얼굴이 신문에 실릴줄은 몰랐어요."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 정작 이찬호에게 달라진 것은 없다.
언제나 친구들과 `얼음땡' 놀이를 하고 싶은 평범한 어린이다.
이찬호는 자기를 스타로 만들어준 `육남매'가 끔찍이 싫다.
너무나 힘들기 때문이다.
코미디는 10여분만에 끝나지만 드라마는 밤새워 대본을 외워야 하고 새벽에 잠을 깨우는 엄마가 야속할 때가 많다.
실제 녹화장에서는 "그만 하겠다"고 떼를 쓰며 여러차례 울었다.
물론 그때마다 `감독선생님'은 "누가 우리 두희를 울렸어"하면서 초콜릿으로 달래준다.
이찬호는 요즘 `육남매'가 연장방영이 되는 바람에 짜증이 더 늘었다.
촬영이 계속될 때는 일주일에 이틀밖에 학교에 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찬호는 요즘 자기가 조금은 `떴다'는 것을 느낀다.
학교에 가면 친구들이 "네 자리가 여기다"며 친절히 대해주는가 하면 장난감을 주며 사인을 해달라는 형도 많아졌다.
그러나 이찬호는 한번도 사인을 해준적이 없다.
"엄마가 그러는데요. 사인을 해주면 버릇이 없어진대요."
[권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