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홍] '이제 슬슬 몸좀풀까'
기사입력 1998년 04월 26일 15시 31분
현대 박재홍(25)이 뛰기 시작했다.
잔뜩 물먹었던 방망이가 슬금슬금 고개를 쳐든다.
박재홍은 지난 25일 청주 한화전서 송진우에게 4회 좌월 1점홈런을 날렸다.
지난 23일 인천 OB와의 더블헤더 1차전서 시즌 첫 아치(좌월 2점)를 그려낸지 이틀만에 터트린 홈런.
"슬슬 베스트로 가고 있습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아직은 1할대(0.167)의 타율이 민망스럽다.
타격감도 완전히 돌아오진 않았다.
겨울훈련때부터 그를 고생시켰던 무릎이 심심찮게 말썽인데다 한번 흐트러진 타격 밸런스를 바로잡는 일은 욕심만큼 쉽지않다.
박재홍은 지난 19일 광주 해태전서 시즌 처음으로 벤치를 지켰다.
팀 간판의 체면을 생각한 김재박감독은 굳이 "무릎이 좋지 않아 보이고 몸도 무거운 것 같다"고 설명했었다.
그러나 누구보다 박재홍 자신은 타격부진으로 선발서 제외된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약발'은 들었다.
딱 한게임 선발서 빠지고 난뒤인 20일 광주 해태전 이후 박재홍은 홈런 2개를 포함, 4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중이다.
9푼5리였던 타율도 1할6푼7리로 끌어올렸다.
25일 현재 2위를 달리고 있는 현대지만 공격력의 일등공신은 장거리포가 화끈한 박경완 이명수의 하위타선.
박재홍과 쿨바의 중심타선은 영 미지근하다.
그러나 현대가 선두권에 확실하게 자리 잡으려면 묵직한 중심타선이 필수.
조만간 터질 박재홍의 `괴물 방망이'는 그래서 더욱 반갑다.
[청주=이승민 기자]
